*재활용품 선거사무소 엽기송 개사한 로고송 마네킹운동원이 "꾸벅"4·15 총선 선거전의 막이 오르자 전국 243개 선거구의 후보자들은 갖가지 기발한 선거운동 방식을 동원하느라 여념이 없다. 선거법 개정으로 인력과 장비 등을 동원하는 '돈 선거'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자 후보자들은 저마다 최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대전 서을에서 출마한 사회당 김윤기 후보는 4일 대전 유등천 둔치에 재활용품으로 만든 선거사무소를 개소했다. 당원들이 직접 모은 캔과 PT병, 스티로폼, 천막 등으로 사무실을 만들어 친환경 정책 도입과 도심하천 생태공원화 추진 법제화 등을 호소할 생각이다. 김 후보는 "도심 하천에 선거사무실을 차리는 사회당의 친환경적인 사고가 유권자에게 잘 전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을의 민주당 유용화 후보는 유세차량을 쓰레기수거 차량으로 개조했다. 유세용 트럭에 쓰레기 수거공간을 만들어 직접 쓰레기 청소를 하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정쟁을 일삼는 쓰레기 정치행태를 청소하며 주민에 봉사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후보측은 밝혔다.
이번 선거는 후보자가 직접 몸으로 뛰어야 하는 '원맨쇼식' 선거. 운동원 동원 없이 혼자 유세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유권자들의 이목 잡기 홍보전이 한창이다. 대구 북을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조시대 후보는 유세차량에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자세의 마네킹 4개를 운동원 대신 세워놓았다. 한복 차림으로 공손히 서있는 이들 마네킹들은 언뜻 보면 다른 운동원들과 다를 바 없어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이를 본 김모(47)씨는 "조 후보가 연설을 하는 동안 옆의 운동원들이 단 한번도 고개를 들지않고 공손히 서 있어 놀랐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마네킹이어서 깜짝 놀랐다"며 "염가 선거운동을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인 것 같아 재미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갑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태기후보가 2일 부패정치에 대해 사죄한다며 '3보1배'에 나서자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도 당 지지율 제고를 위해 광주 지역에서 삼보일배에 나섰고 경남 진주을의 무소속 강갑중 후보도 같은 방식을 도입했다. 김 후보는 금호사거리에서 금호역까지 정치권의 부패와 정쟁을 사죄하는 의미의 삼보일배를 시작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했고 강 후보는 흰색 한복 차림으로 삼보일배에 나설 계획이다. 또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정두언 후보는 자전거 유세에 나섰고, 용산에서 출마한 한나라당 진 영 후보는 헬멧과 무릎보호대를 착용한 뒤 시민공원을 순회하는 인라인 스케이트 유세를 벌였다.
멀리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튀는' 옷차림도 선거유세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 서울 중구의 민주당 김동일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부터 운동원 전원에게 인기드라마 '대장금'의 이미지를 본따 만든 전통 의녀복과 한복, 갓 차림으로 선거유세를 시작했다.
이밖에 부산 사상구의 열린우리당 정윤재 후보는 과거처럼 마구잡이식 선거운동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정한 '테마가 있는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장애인의 날'에는 장애인 표밭을 집중 공략하고, '노인의 날'은 경로당과 양로원을, '젊은이의 날'에는 대학가 등을 누비는 등의 분야별 집중 공략방식을 준비중이다. 같은 당 서울 강남갑의 박철용 후보는 인터넷에 유행중인 엽기송을 개사한 로고송과 율동을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전파하느라 애쓰고 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