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 국가 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와 같은 'A3 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무디스는 그 이유로 정치적 불확실성과 만성적 노사관계 불안을 들었다. 이는 러시아 중국 인도 등 브릭스(BRICs) 국가와 동남아 국가의 잇따른 상향 조정과 대조적이어서 결국 우리만 뒤 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도 긍정적은 아닌 것이다.무디스는 대통령 탄핵가결 이후 한국정부가 정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의 상황이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총선 후에도 정치가 안정을 찾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사관계에 대한 지적은 더욱 냉혹하다. 무디스는 지난해 노사분규 결과 한국이 겪은 수출 손실액은 10억달러를 넘어 김대중 김영삼 정부 시절의 평균 연간 손실액보다 크다고 밝혔다. 특히 화물연대와 현대자동차 파업은 우리의 노사분규가 악성임을 내외에 인식시켰다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굳이 무디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이 두 가지라는 점은 대부분이 동의한다. 무엇보다 이런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경기 회복은 바랄 수 없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지난주 말 우리경제가 점차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며 고용과 소비회복이 2·4분기부터 가시화 할 것이라고 했지만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경제는 고비용 저효율 현상이 일면서 급진적인 공동화 현상이 일고 있다는 박승 한국은행 총재 견해와도 상반된다. 이번 무디스 발표를 통해 우리가 처한 처지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이 급선무인지를 새삼 깨닫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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