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장 등을 지낸 미술사학자 강우방(63)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초빙교수가 단원 김홍도, 추사 김정희 등의 작품으로 알려져 유통되거나 연구되고 있는 고미술품 상당수가 위작(僞作)이라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강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미술과 역사 사이'(열화당 발행) 증보판에서 "2000년 서울대박물관에서 열린 '오원 장승업'전과 2002년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추사 명품전' 등에 전시된 작품 절반 이상을 위작이 차지했다"며 "고미술품 전시 및 관련 저서에 위작이 범람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그가 위작으로 든 대표적 예는 유홍준 명지대 교수의 저서 '화인열전' 2권의 표지 그림으로 실려 있는 단원 김홍도 자화상. 강 교수는 평양 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된 이 그림에 대해 "구도가 엉망인데다 인물의 얼굴과 몸이 따로 놀고 옷선도 조잡하다"며 "김홍도의 작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추사 작품의 경우 간송미술관의 '추사명품전'에 전시됐던 대표작으로 알려진 '명선(茗禪)'을 비롯한 출품작 대다수가 위작 혹은 제자의 글씨로 검증을 요하는 것이었으며, 또한 유홍준 교수의 '완당평전'에 수록된 작품 160여점 가운데 절반가량이 추사의 글씨가 아니라는 것.
유홍준 교수는 이에 대해 "저서에 실은 단원 또는 추사의 작품은 진품"이라며 "단원 자화상은 일제시대 도록에도 실려 있는 등 이미 검증된 작품"이라고 밝혔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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