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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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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리안 /리처드 루드글리 지음'바바리안'이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인이 자기들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을 지칭한 것으로 폭력, 비겁, 미개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켈트, 게르만, 훈, 고트, 앵글로색슨 족이 그들이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그리스·로마 중심의 사고에서 비롯됐을뿐, 저자는 사실 바바리안이 훌륭한 사회·문화 유산을 지니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고트족의 영웅 테오드릭 황제는 로마풍 모자이크에 다양한 돌과 색깔을 사용해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해적질이나 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진 바이킹 사회는 자유민으로 구성된 의회를 운영했다. 유럽에서 악의 화신처럼 통하는 훈족은 고유 문화에 이란의 의복문화를 접목해 유럽인에게 새로운 의복을 전해주기도 했다. 문화인류학, 고고학적 지식을 통해 인류문화 발전과정에 얽힌 오해를 벗겨주는 책이다. 우혜령 옮김. 뜨인돌 1만2,000원.

성의 정치 /실비안느 아가젠스키 지음

1999년 프랑스 의회는 임명 및 선출직 공직 참여 기회를 남성과 여성에 동등하게 법률로 보장토록 하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리오넬 조스팽 전 프랑스 총리의 부인으로 사회과학고등연구원 철학 교수인 아가젠스키의 '성의 정치'는 남녀동수 공천 원칙을 현실화한 근거로 평가되는 저서다. 그는 남성을 인류 보편으로 간주하는 남성중심적 문화는 물론 성적 정체성의 차이와 상관없이 평등을 요구하는 초기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아가젠스키의 페미니즘은 "성은 사회적 또는 문화적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며, 인간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존재한다"는 논리에서 출발한다. 남녀간 성적 차이를 인정함으로써 그는 남성과 여성이 정치권력을 나눠 가지려면 남녀 동수 의회 구성을 강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일신사 1만원.

우리 몸 기생생물에 대한 관찰노트 /로버트 버크만 지음

우리 몸의 세포는 100조 개. 그중 인간 세포는 10조 개 뿐이고 나머지는 우리 몸 안팎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 진균류, 바이러스, 기생충의 것이다. 캐나다 의사 로버트 버크만(토론토대 교수)이 2002년 쓴 이 책은 우리 몸을 무대로 활동하는 이 녀석들을 알기 쉽게 그리고 매우 익살맞게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정체를 파악함으로써 인간과 인체 기생생물 간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고 아군과 적군을 식별해 내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책에서 지은이의 유머 감각과 더불어 특히 돋보이는 것은 인체 기생생물들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포착한 고배율의 확대 컬러사진들. 밥맛이 뚝 떨어지게 만드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초현실주의 그림처럼 환상적이고 멋지다. 이은주 옮김. 휘슬러 발행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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