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Google)의 신사업 전략이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PDA용 무선 인터넷 전화, 대용량 무료 이메일 서비스 등 기존 업체들을 아연실색케 할 공격적인 아이템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미국의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은 2일 1,000명을 대상으로 'G메일'(www.gmail.com)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G메일은 다음의 한메일(www.hanmail.com)처럼 회원 가입만 하면 바로 쓸 수 있는 무료 이메일 서비스다. 구글이 내세우는 G메일의 특징은 무려 1GB에 이르는 수신 용량. 기존 무료 메일 서비스에 비해 200배 가량 크다.
와인 로싱 구글 부사장은 "기존 무료 이메일 서비스는 용량이 5MB 내외라 매일 편지함을 비워야 했지만 G메일을 쓰면 그런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G메일은 빠르면 5월께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
같은 날 MS도 자사의 PDA용 운영체제(OS)인 윈도CE의 차기 5.0버전에 무선 인터넷 전화(Wireless VoIP) 기능을 넣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휴대폰 기능이 없는 일반 PDA라도 무선랜이나 휴대인터넷을 통해 이동 중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개발 작업에 공동 참여한다. MS 관계자는 "10초당 20원 가량이 부과되는 휴대폰에 비해, 무선 인터넷 전화는 통화료가 따로 없어 매우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윈도CE 5.0 버전은 올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관련 시장을 선점해온 기존 업체들은 근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같은 무료라도 용량이 100배 이상 차이 난다면 구글의 G메일로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유료 이메일 업체들의 경우 대체로 100MB 내외의 용량을 제공하고 있으나 '1GB=무료'라는 등식이 성립되면 최소한 이보다 많은 용량을 제공해야1 하기 때문에 시설투자비가 폭증,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어진다. 국내 대표 서비스인 다음 메일의 경우 무료는 5MB, 유료는 100MB에 연간 3만5,000원이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MS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게 됐다. KT 네스팟 등 야외에서도 무선랜이 가능한 곳이 급속히 늘고 있는데다, 이르면 2005년께 달리는 차 안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될 전망이라 무선 인터넷 전화의 보급은 시간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랜 혹은 휴대인터넷과 결합한 PDA폰이 막강한 요금경쟁력으로 이통 시장을 파고 들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이로 인해 기존 휴대폰(CDMA)이나 3세대 휴대폰(WCDMA) 시장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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