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17대 총선이지만 정당 비례대표 후보는 이번에도 '전(錢)국구'라는 별칭을 완전히 떼지는 못했다. 돈으로 후보 자리를 사고 파는 구습은 거의 없어졌지만 재산가들이 많이 배치돼 있어 "전문성보다는 재력이 우선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이 나올 만하기 때문이다.100억원 이상의 재산을 신고한 후보는 7명으로 16대 때보다 4명이 늘었고, 평균재산도 16억9,500만원으로 지역구 후보(10억7,000만원)보다 6억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재력가는 의사인 열린우리당 유광사 후보로 290억9,700만원을 신고했고, 한국기독당 안행강(거이학원 설립자) 후보와 민주당 최연자(의료재단 이사) 후보도 230억원 이상의 재산을 공개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박홍수 후보는 마이너스 2억400만원으로 재산이 가장 적었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최근 5년간 소득세 재산세 종합토지세를 단 한푼도 내지 않은 후보는 열린우리당 1번인 장향숙 후보를 비롯해 김희숙 윤선희 후보, 한나라당 최경희, 자민련 김종택, 노인권익보호당 이종완, 민주노동당 이주희 정태흥,민주화합당 이태문 후보 등 9명(4.7%)이었다.
한나라당 최경희(당 합창단장) 후보가 14억7,000만원의 세금을 체납하는 등 체납자는 7명으로 집계됐다. 200억대의 재산가인 민주당 최연자 후보는 지난 5년간 소득세, 재산세, 종토세로 495만6,000만원을 납부해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열린우리당 이재영(무선인터넷협회 고문) 후보는 가장 많은 종토세 4억5,200만원을 납부, '최고 땅부자 후보'가 됐다.
후보자들의 직업은 정치인이 36.3%로 가장 많았지만 현역의원은 6명(3.2%)에 머물렀고, 교수 등 교육자 출신이 27명(14.2%)으로 많았다. 연령은 50대가 37.4%(71명)으로 가장 많아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은 평균연령이 57세, 열린우리당이 51세였고, 민노당이 가장 젊은 44세였다.
병역대상자 99명중 23명(23%)이 면제받아 지역구(19%)보다 면제율이 높았고, 전과경력이 있는 후보는 10%(19명)으로 지역구 후보(18.8%)들보다 적었다.
56명을 선출하는 이번 비례대표 후보에는 14개 정당에서 190명이 등록, 16대 총선(3대1)보다 높은 3.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총선부터 정당투표로 비례대표를 뽑는 '1인2표제'에 기대를 걸고 많은 군소 정당들이 후보를 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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