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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속철, 사소한 흠도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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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속철, 사소한 흠도 없어야

입력
2004.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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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서둘러 개통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4월1일 운행을 시작한 고속철도에서 첫날부터 기분 나쁜 일들이 발생했다. 간질 발작을 일으킨 승객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끝내 목숨을 잃은 사건은 고속철도의 응급구호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준다. 승무원들이 응급조치를 했다지만, 전문적인 의료행위는 아니었다. 일반 열차보다 훨씬 빠른 고속철은 건강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현기증을 유발할 수 있다. 좌석이 운행방향과 반대인 경우에는 더 그렇다.또 부산에서 출발한 두 열차가 냉·난방장치 객실 등 방송장치에 전기를 공급하는 보조전원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운행을 중단하거나 객차의 바퀴가 헛돌아 예정보다 6분 연착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기술적 안전 확보와 점검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과 불안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운행을 시작하자마자 3건의 차량 장애가 발생한 것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게다가 첫날의 정시도착률이 93.7%에 불과한 것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정시에 도착하지 못한 열차가 128개 중에서 8개였다. 이에 비하면 오히려 일반열차는 270개 중 261개가 정시에 도착해 정시율이 96.7%로 더 높다. 정확성과 속도가 생명인 고속철로서는 창피하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하거나 표를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긴 문제점도 드러났다. 장애인들은 편의시설 확충을 요구하며 항의했는데,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별로 나아진 게 없으니 문제다. 철도청은 앞으로 2개월 동안 영업운행 성과를 분석해 문제점을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승객의 눈으로 운행체계와 응급시스템 등 운영 상의 모든 측면을 두루 살펴 안전한 고속철도가 되게 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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