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오늘개막-전력판도2004 삼성하우젠 K리그가 3일 전국 6개 경기장에서 일제히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올해 K리그는 지난해보다 경기수(팀당 24경기)는 줄었지만 FC서울의 탄생, 인천 유나이티드의 창단, 차범근(수원) 이장수(전남) 등 스타 감독 영입 등으로 흥행카드는 어느 해보다 풍성해 팬들의 발길을 사로 잡을 전망이다.
올해는 전력의 상향 평준화로 선두권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다수 감독들과 전문가들은 6강3중4약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6강중에서도 공수에서 가장 안정된 전력을 보유한 성남과 전남을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았고, 수원 전북 FC서울 인천이 대항마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3중으로는 울산 포항 대전이, 4약으로는 부천 광주 대구 부산이 분류됐다.
4연패를 노리는 성남은 샤샤 김현수 윤정환 전재호 등을 내보냈지만 개인기와 스피드가 뛰어난 하리를 부산에서 데려오고, 브라질 출신의 스트라이커 아데마를 영입해 전력 누수는 없다는 평가. 차경복 감독은 "득점왕 김도훈이 건재한 데다 오히려 멤버는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기동력 있는 축구를 구사하게 됐다"며 4연패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남은 이장수 감독 부임 후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해내면서 팀컬러를 쇄신한데다 통영컵에서 우승,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 감독은 "올해 전력이 평준화돼 상위 5, 6개팀이 각축전을 벌일 것"이라고 몸을 낮추고 있지만 "올해야말로 전남이 K리그 무관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라며 우승에 대한 욕심은 숨기지 않았다.
새로운 선장을 맞은 수원은 차범근 감독의 '템포축구'로 재무장, 99년 이후 5년만의 패권 탈환에 나선다. 김대의를 영입, 공격력이 강화된 데다 조병국 김두현 등 신예들이 대표팀 경기를 통해 성장했다는 평가.
수퍼컵에서 성남을 꺾고 올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한 전북도 윤정환이 가세한 미드필드진이 탄탄해졌다. 공격수 마그노가 빠진 점이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선수층이 두터운데다 수퍼컵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은 것도 강점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FC서울은 정조국 김동진 박용호 등 올림픽팀 멤버가 7명이기는 하나 대표 차출이 조광래 감독의 전술 운용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험 많은 선수가 부족, 플레이에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 약점. 분데스리가 출신 베르너 로란트 감독이 이끄는 신생팀 인천유나이티드도 파워를 바탕으로 한 선 굵은 독일 축구로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터키 출신의 외잘란과 최태욱 등의 공수라인에 비해 미드필드진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단점.
반면 지난해 준우승팀 울산은 최성국 정경호 등을 주축으로 반란을 노리고 있으며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대전과 명가재건을 외치는 포항은 우승까지는 힘든 전력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표팀 차출, 감독 용병술, 적은 경기수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 개막 관전 포인트
3일 오후 3시 전국 6개 경기장에서 동시에 킥오프되는 2004 K리그 개막전은 올시즌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 넘친다.
FC서울―부산(서울월드컵경기장·KBS1, KBS스카이)
서울 입성을 놓고 경쟁했던 FC서울과 부산이 공교롭게도 첫 판에 만났다. FC서울은 K리그 서울시대를 여는 데뷔전으로 10억원을 투입, 팬 모으기에 한창이다. 대전에서 이적한 김은중과 헤나우두를 투톱으로 내세워 서울월드컵경기장 첫 승을 노린다. 반면 서울연고지 이전 경쟁에서 분루를 삼켜 손님 자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부산은 경기에서만은 절대로 질 수 없다고 벼르고 있다. 역대 최다인 5만 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할 수 있을 지도 관심.
전남―대구(광양)
이장수 감독의 복귀전이자 데뷔전. 이장수 감독은 코치로 93∼95년 성남의 3연패를 달성할 때 모셨던 '사부' 박종환 감독을 첫 상대로 만나 부담스러운 눈치다.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로 인기몰이에 나선 전남은 3년 연속 개막전 무승부의 고리를 끊고 데뷔 첫 승을 노린다. 전남은 지난시즌 대구에 무패(2승2무)를 기록했다.
부천―울산(부천)
정해성 감독의 데뷔전. 그러나 2년 연속 2위에 머문 울산이 첫 경기부터 도도와 시치미를 투톱으로 내세워 파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부천은 주전 공격수 최철우가 부상으로 결장, 고전이 예상된다.
인천―전북(인천문학경기장·iTV, SBS스포츠)
신생팀 인천으로서는 홈 개막전이자 K리그 첫 번째 경기인데다 로란트 감독의 K리그 데뷔전이어서 절대로 질 수 없다는 각오다.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운 최태욱과 터키 출신의 수비수 외잘란의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해 FA컵과 2004년 수퍼컵을 차지한 전북은 에드밀손―남궁도 투톱과 이적생 스타 윤정환의 콤비플레이로 인천 골문을 두드린다.
대전―포항(대전·TJB)
지난해 홈승률(77.3%) 1위를 기록한 대전이 최윤열 알란 장현규 지아고 등 이적생들을 앞세워 안방불패에 다시 도전한다. 포항은 카를로스―우성용을 투톱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광주―성남(광주)
우승후보 성남은 개막전 9경기 연속 무패(8승1무)의 기록을 갖고 있다. 반면 지난해 성남에 무승(4패)을 기록한 광주는 홈에서 이변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신태용은 역대 최다경기 출장기록 타이인 371경기째 출장한다.
■ 올 시즌 이것이 달라졌다
3일 막을 올리는 올 시즌 K리그는 지난해에 비해 달라진 점이 많다. 가장 큰 변화는 8년 만에 전·후기 리그제가 부활되고, 플레이 오프 및 챔피언 결정전이 도입된 점. 이는 지난해 4라운드 단일 리그제가 시즌이 진행될수록 특정 팀의 독주로 흥미를 반감시켰다는 지적에 따른 것.
이에 따라 13개 프로팀이 전·후기에 풀리그전을 치러 각각 우승팀을 가리고, 플레이오프에는 전·후기 우승 두 팀 과 전·후기 통합성적을 따져 상위 두 팀이 출전한다. 플레이오프는 단판승부로, 챔피언 결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총 경기수는 156경기로 지난해의 256경기에 비해 100게임이 줄었다.
서울 연고팀 및 13번째 구단이 탄생한 점도 새롭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창단 10개월 만에 올 시즌 첫 출사표를 던졌다. 9년 만에 서울에 재입성한 LG는 FC 서울로 간판을 바꿔달아 서울에서도 프로축구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와 달리 주중 평일 경기가 사라진다. 전기 리그는 어린이날등 일부 공휴일을 포함,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6경기를 동시에 치른다. 야간 경기는 없다. 이는 월드컵 및 올림픽 예선 일정과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
이밖에 금지약물 규제를 강화하는 국제 축구계의 흐름에 맞춰 처음으로 도핑테스트가 실시된다. 프로연맹이 시즌 중 무작위로 선수를 선정, 불시에 약물 검사를 한다.
또 올해부터는 1급 지도자 자격증을 소지한 감독만이 벤치에 앉을 수 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