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시즌 프로축구(K리그)가 3일 화려한 막을 올리고 8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는 FC서울의 탄생, 인천유나이티드의 창단 등 역대 최다인 13개팀이 리그에 참여하고 스타 감독들이 대거 영입돼 사상 최고의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전·후기 리그로 나뉘어 열리는 올시즌은 12월12일까지 팀당 24경기씩 총 156경기를 소화한다. 올해 K리그를 뜨겁게 달굴 주요이슈를 부문별로 점검해 본다.올 K리그는 메가톤급 새내기 4인방 감독들의 용병술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4인방은 10년 만에 컴백한 차범근 수원감독, 중국 '충칭의 별'이 되어 금의환향한 이장수 전남 감독, 분데스리가 출신의 베르너 로란트 인천유나이티드감독, 거스 히딩크 감독의 후계자 정해성 부천SK감독 등이다. 이번 시즌 자존심을 걸고 지략싸움을 벌일 새내기 감독들의 화두는 '재미 있는 축구, 공격적인 축구'여서 기대가 크다.
차 감독과 이 감독은 닮은 꼴이다. '두 번 실수는 없다'고 외치는 두 감독은 국내 감독으로 활약하다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낸 바 있고, 중국에서 프로팀을 지도한 것 등 비슷한 행보를 걸었다.
91년부터 4년간 울산 감독을 맡았던 차 감독은 한 차례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고 98프랑스월드컵때는 대표팀 감독에서 도중하차하는 비운까지 맛봤다.
6년 만에 지도자로 복귀하는 차 감독은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템포축구에 자신의 축구인생을 걸고 있다. 차 감독은 새로 영입한 용병 마르셀과 크리스티아노와 '폭격기' 김대의가 제 몫 이상을 해주고 있어 희망에 부풀어 있으며 플레이메이커 고종수의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93년부터 95년까지 코치로 성남의 3연패를 달성했던 이장수 감독은 박종환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뒤인 96년 팀이 중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짐을 쌌다. 그러나 중국 프로팀을 맡아 두 차례 FA컵 우승을 이끌어 지도자 능력을 인정 받았으며 올해 국내 최고대우로 전남사령탑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이 감독은 지난시즌 최다무승부(20무)를 기록한 전남의 팀 컬러를 공격축구의 팀으로 변모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감독은 "강한 압박과 빠른 패스로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경기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신생 인천 유나이티드의 로란트 감독은 '재미있는 축구, 화끈한 공격축구'를 지향한다. 94∼95시즌 독일 1860바이에른 뮌헨을 부임 2년 만에 3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승격시켜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달 1일 감바 오사카를 4―0으로 대파, 주목을 받았던 로란트 감독은 여기 저기서 끌어 모은 선수들을 어떻게 결집시키느냐가 성패의 관건. 아직까지 K리그에서 성공한 외국인 감독이 없다는 것도 부담이다. 특히 차 감독과 함께 1980년 프랑크푸르트를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으로 이끈 경력이 있어 두 감독의 대결도 흥미거리다.
히딩크의 후계자 부천 정해성 감독은 탈꼴찌를 넘어 중위권 도약을 노린다. 히딩크 감독의 파워프로그램을 전수 받은 정 감독은 동계훈련기간 선수들의 해묵은 패배의식을 털어내는데 주력했고 '지키는 축구'에서 '이기는 축구'로 팀 컬러를 쇄신했다. 정 감독은 "올해는 끈적한 컬러를 보여주겠다"며 "히딩크 감독에게 배운 것을 바탕으로 실리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