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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금강산에 꽃길을 가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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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금강산에 꽃길을 가꾸자

입력
2004.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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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4월이 왔다. 금년에는 황금 연휴까지 끼어 봄맞이 여행길이 기다려진다. 2박 3일 코스로는 금강산 관광이 제격인 것 같다. 장엄하면서도 화사한 금강산은 이제 못 가볼 데가 아니다. 철책선을 넘어 구선봉을 넘으면 푸른 동해가 확 눈에 다가온다. 그 앞으로 우람하게, 또렷하게 자리잡은 금강산!그러나 금강산 길 관광버스에서 바라보는 주위의 야산은 거의 허옇다. 나무가 없다. 큰 비라도 오면 걱정이 앞선다. 철책선을 반세기 만에 넘는 감회가 새롭지만 또 한편 푸르러야 할 산하의 모습이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지금 금강산 가는 길 약 10여㎞는 공사 중이다. 금년 중에는 완공되어 새로 개통된다고 한다. 이 금강산 새 길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뜻을 모을 것을 제안한다.

금년에는 해외동포 금강산 방문이 벌써 1,000여 명이나 예약이 되어 있어 계속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3월에 이미 미국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등 60여명이 금강산을 방문했다. 그 기회에 북한 어린이에게 분유 보내기 운동에도 나서 상당한 양의 분유를 전달하였다.

북을 돕는 이런 좋은 뜻이 모국을 찾는 해외동포들의 금강산 꽃길 가꾸기로도 이어진다면 또 하나의 의미를 추가하는 사업이 될 것이다. 참여 자체가 자랑일 수 있다. 고국을 떠나 낯선 타향에 사는 동안 금강산은 고국의 자랑일 수도 있고, 또 동경일 수도 있다. 그래서 금강산 가는 길은 꿈일 수도 있고,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현실일 수도 있다. 바로 그런 작업에 참여할 기회를 마련해 주자는 것이다. 작은 정성만 있으면 가능한 길이다.

언론사에서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지원자를 받아 나무 한 그루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으는 데 동참하도록 하고 이를 북과 협의해 금강산에 꽃길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나무마다에는 기증자의 실명을 적은 꼬리표를 붙여 본인이나 그 후손이 모국 방문시에 금강산 관광을 하면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경주에서는 4월이면 벚꽃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양쪽 가로수가 벗꽃 길이다. 엉키고 우거진 황홀한 벚꽃 속을 뛴다. 일본 등에서 참여하는 인원도 천여 명이 넘는다. 서로 벗하여 뛰는 벚꽃 마라톤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강산 가는 길이 10여 년 후에 동포가 함께 어우러져 달리는 아름다운 꽃길로 가꾸어져 금강산의 또 하나의 명물이 되고, 해외동포의 사랑받는 여행길이 되었으면 한다.

박 춘 규 한국관광공사 남북관광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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