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개혁공천' 시도가 좌절돼 선대위가 무력화하면서 총선후보 등록 마감일인 1일 지리멸렬 상태에 빠져들었다. 일부 현역 의원과 유력 후보들이 집단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고 총선 지휘 사령탑인 선대위 기능은 아예 마비됐다. 추 위원장이 오후 늦게 사퇴설을 일축하고 "선대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혀 그나마 파국은 면했지만 돌아선 민심을 다시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추 위원장은 이날 후보 등록이 모두 끝난 뒤 오후 6시께 장전형 선대위 대변인을 통해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을 반드시 재건하고 총선후보 및 평화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단기필마로라도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비대위가 선대위의 개혁공천을 뒤엎은 것은 국민을 외면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2일 국립현충원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 진두지휘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앞서 여의도 민주당사는 유력 후보들의 잇딴 출마 포기 선언으로 하루 종일 뒤숭숭했다. 임창열 전 경기지사와 이태복 전 복지부장관, 김충일 전 의원, 조동회 강득구 후보 등 수도권 공천자 5명이 먼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태까지 온 데 대해 유감이다"고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 강남에 도전했던 전성철 선대위 정책본부장도 불출마를 선언한 뒤 "수구와 이기, 무책임의 악취 속에 당이 침몰하고 있으며 악취의 중심에 조 대표가 있다"고 공격했다. 이어 강원 원주와 태백·영월·평창·정선에 각각 출마하려던 전국구 안상현 황창주 의원, 인천 연수구의 정종렬 후보가 불출마 대열에 가세했다. 박병윤(시흥 을)의원도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날 비례 대표 확정과정에서도 비대위와 선대위의 갈등은 재연됐다. 선대위측 비례 3번이었던 김강자 전 총경은 조 대표 계열인 이승희 대변인에게 자리를 내주고 7번으로 밀려났다. 6번이었던 황원탁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자리는 비대위원인 장재식 의원으로 교체됐다. 선대위 대변인으로 8번을 받았던 최인호 변호사는 아예 제외됐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