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배럴당 30달러에 가깝던 유가가 3월 들어서면서 3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3월 30일 현재 배럴당 현물 가격은 텍사스 중질유 36.23달러, 브렌트유 33.46달러, 두바이유 30.47달러를 호가하고 있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0% 인상된 가격이다.우리나라는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97%이며, 매년 우리나라 전체수입액의 20% 이상을 에너지 수입에 쓰는 세계 10위의 에너지 소비 대국이다. 특히 석유와 천연가스는 100%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고유가가 계속된다면 국가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 문제는 비단 원유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예로 우리나라 1차 에너지원의 11%를 차지하고 있는 천연가스 도입가격도 원유가격에 연동되어 있다. 현재의 고유가가 계속된다면 천연가스의 소비자 요금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방안의 하나가 해외 자원 개발이다.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야말로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국가안보, 국민의 복지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절대 과제이다. 우리나라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은 1981년 인도네시아 마두라 유전 사업을 최초로 꼽을 수 있다. 이후 90년대 중반부터는 우리에게도 기술과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독자적인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고 2000년대에 들어 베트남, 리비아 등에서 속속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우리의 해외 자원 개발은 원유를 목표로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천연가스를 목표로 하는 해외 자원 개발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다. 지난 1월 미얀마에서 희소식이 날아 왔다. 한국가스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이 인도 회사들과 공동으로 탐사하고 있는 A―1 광구에서 가채매장량 4∼6조 입방피트(LNG 환산 8,000만∼1억2,000만 톤)나 되는 가스전을 발견했다는 소식이었다. 인근의 유망구조에서도 뚜렷한 가스 매장 징후가 보여 앞으로 탐사 과정에서 더 많은 가스전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이 70% 지분을 갖고 탐사하고 있는 이 광구는 국내 기업이 주도적으로 개발해서 도입하는 최초의 사업이 될 것이다.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이 러시아 동시베리아 및 극동 지방의 천연가스 자원 개발이다. 현재 중국과 일본은 각각 배관경로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다. 두 나라는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나라 에너지 자원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도 한국가스공사가 주도하는 한국컨소시엄이 중국(CNPC), 러시아(러시아 페트롤리엄)와 함께 이르쿠츠크 지역 코빅타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여 4,000km가 넘는 배관을 통해 중국 및 한국에 공급하는 이르쿠츠크 PNG 사업 타당성 조사를 작년 11월 완료하고 현재 각국 정부의 승인과 가격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고유가에 대비한 에너지 자원 확보는 우리 경제의 생존과 직결된 과제이다. 이미 세계 각국이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하여 국가적인 차원에서 뛰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외환 위기 이후 침체된 해외 자원 개발 사업 부흥을 위해 정부의 좀더 적극적인 지원과 기업들의 과감한 미래지향적 투자가 이루어지기를 고대한다.
오 강 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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