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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DMB

입력
2004.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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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국내 언론에 일제히 한 장의 로켓발사 사진이 실렸다.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아틀라스3-A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이었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용 위성이자 최초의 한·일 합작 상업위성 '한별'을 실은 로켓이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이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독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 탄핵소추 사태가 벌어진 직후라 독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데다 넘치는 탄핵 관련기사에 치여 비중 있게 다뤄지지도 못했다.■ DMB는 간단히 말해 움직이면서 볼 수 있는 이동 휴대방송서비스다. 차량용 수신장치 또는 개인휴대 단말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위성과 지상중계소를 통해 제공되는 영상 음성 데이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이동전화 무선인터넷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매체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이란 뜻을 해득하려고 애 쓰는 사이 이 기술을 이용한 휴대폰이 필수품이 되었듯, DMB의 기술적 개념을 미처 깨닫기 전에 고화질 휴대TV와 DMB폰이 필수품이 되는 시기가 곧 닥치리란 것만은 확실하다.

■ '우리가 굳이 이런 서비스를 처음 실시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면 IT업계에선 흐름을 모르는 사람 취급 받기 십상이다. 많은 우려 속에 시작한 휴대폰사업이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부상케 하고 엄청난 파급효과와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처럼 DMB는 곧 '신성장 동력'으로서 우리 경제를 살릴 '제2의 CDMA'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도 이 서비스의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어서 우리가 DMB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산업유발효과와 부가가치로 휴대폰을 능가하는 IT신화를 창조할 것이란 게 업계의 기대이자 희망이다.

■ '한별'위성이 SK텔레콤과 일본의 MBCo 공동소유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분야에선 한국과 일본이 선두에 서 있다. 위성은 공동 사용하지만 서비스 상용화를 놓고 두 나라는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 경쟁에서 이긴다는 것은 곧 기술우위와 세계시장의 선점을 뜻하기 때문에 업계는 사활을 걸고 있다. 일본은 이미 사업자 선정까지 끝내고 상용서비스를 착착 준비 중이지만 우리는 사업자 선정은커녕 관련 시행령조차 마련되지 않아 '5월 시험서비스, 7월 상용서비스' 계획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걸린 사업이 탄핵·총선 정국에 묻혀 표류하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

/방민준 논설위원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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