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쇼 정치" 이젠 그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쇼 정치" 이젠 그만

입력
2004.04.01 00:00
0 0

30일 밤 많은 국민들은 TV에서 한 여성 정치인의 눈물을 봐야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였다. 그는 선친 얘기를 하며 "한나라당에 마지막으로 기회를 달라"고도 했다. 그리고 두 볼 가득 눈물을 흘렸다. 그에 대한 호불호(好不好)와 공감 여부를 떠나 늦은 밤, 그의 읍소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혹은 무겁게했다. 박 대표의 갑작스런 눈물에 녹화 장소에 동행했던 당 관계자는 반색했다고 한다. 잘할 때까지 여러 번 촬영하려다 단 한번에 끝냈다고 한다.2002년 대선때도 우리는 한 남자의 눈물을 본 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였다. 팝송 '이메진'을 배경음악으로 눈물 흘리는 광경이 TV를 탔고 그는 대통령이 됐다. 31일 열린우리당이 "눈물정치 말라"고 한나라당을 비꼬았지만 정작 원조는 그들인 셈이다. 어쨌든 한 번 재미 본 눈물은 이번 총선서 다시 등장했고, 같은 성격의 이벤트와 감성자극이 판치고 있다.

각 당은 앞 다퉈 후줄근한 당사로 이전했고 당수들은 택시를 탔다. 한나라당은 멀쩡한 당사를 두고 천막 생활을 한다. 우리당이 상당한 돈을 들여 새 당사의 내부를 리모델링하고도 외벽엔 페인트칠 조차 하지 않은 이유를 아는 사람들은 안다. 너도나도 우리가 제일 불쌍하단다.

감성자극은 홍보전략 중 가장 효과가 좋다고한다. 하지만 정도껏 해야 한다. 눈물 과잉이요 감성 과잉이다. 어떤 인물인지, 공약이 뭔지도 모른채 오직 누가 그럴듯해 보이느냐만을 놓고 표를 던지라는 건가. 국민들은 "이미지에 치우친 쇼는 그만"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정책으로 승부하고 당당하게 평가 받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한다.

이동훈 정치부 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