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27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제치고 수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3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0대 그룹 총수가 12월 결산 계열사의 보유 지분에 대해 받은 2003 사업연도 배당금은 556억7,200만원으로 전년보다 12.1% 증가했다.
정몽구 회장의 배당금이 143.4% 급증한 227억2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건희 회장은 전년과 같은 160억6,000만원을 받아 2위로 밀려났다.
정 회장은 현대차가 17.6% 증가한 주당 1,000원, 현대모비스가 78.6% 늘어난 주당 1,250원을 각각 배당하는 등 계열사의 실적 호전을 반영한 고배당에 힘입어 10대 그룹 총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배당금 수령액이 증가했다.
이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71억1,000만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43억800만원), 구본무 LG그룹 회장(36억2,100만원) 등의 순으로 배당금을 많이 받았다.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은 두산과 두산건설의 무배당으로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최태원 SK(주) 회장은 SK네트웍스의 지분 매각으로 배당금이 전년보다 55.7% 감소한 5억7,200만원에 불과했고, 구본무 회장도 보유 지분 감소로 배당금이 57.0%나 줄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이 배당을 하지 않는데다, 한진마저 배당을 줄여 전년보다 86.2%가 급감한 2억8,700만원의 배당금을 받는 데 그쳤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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