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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측근비리 특검 "86일 장정" 결산/요란한 출발… 남은 건 "빈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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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측근비리 특검 "86일 장정" 결산/요란한 출발… 남은 건 "빈수레"

입력
200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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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수사팀은 요란했던 출발에 비해 성과는 초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특검법의 졸속 입법과정 등은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최도술씨 사건 그나마 성과

1월5일 사무실 현판식과 함께 출범한 특검팀이 86일간의 수사 끝에 추가로 밝혀낸 측근 비리는 대부분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사건에서 나왔다.

특검팀은 1차 수사를 맡았던 대검 중수부와 별개로 최씨가 대선 이후 부산지역 기업들로부터 각종 알선 및 청탁 명목으로 4억여원을 받는 등 모두 6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최씨가 청와대 계좌에서 인출한 수표를 매제에게 전달한 사실과 노 대통령의 고교 선배인 이영로씨가 7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검팀은 그러나 썬앤문 및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관련 의혹,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의혹 사건은 대부분 '사실무근'으로 종결지었다. 썬앤문의 95억원 제공설, 청주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의 50억원 제공설 등은 일찌감치 '근거 없음'으로 결론이 내려졌고, 나머지 의혹들도 대부분 "입증할 단서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특검팀은 검찰이 판단을 보류했던 노 대통령의 썬앤문 감세청탁 의혹과 관련, "노 후보가 개입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며 '무혐의' 결정했다.

부실수사 논란 여지

김진흥 특검이 31일 "최선을 다한 수사"라고 자평했지만 수사기간 내내 특검팀 주변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검팀 안팎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썬앤문 사건의 경우 이우승 전 특검보가 파견검사의 수사방해 등을 이유로 돌연 사퇴하면서 막대한 수사 차질이 빚어졌다. 농협 불법대출 사건 등을 담당했던 수사팀이 해체됐고, 이는 또 다른 부실수사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노 대통령이 직접 요청해 받은 5,000만원 경선자금과 썬앤문 감세청탁의 관련성 및 노 대통령의 김해관광호텔 3,000만원 직접 수수 의혹 등은 대검이 조사를 끝낸 뒤 '판단'을 맡긴 사안이었지만, 특검팀 역시 이 부분은 조사하지 않았다.

또 골프장 인허가 로비 의혹이 제기된 썬앤문 계열사 대표 최모씨는 수사도중 잠적했으며, 청주지검 수사무마 의혹과 관련된 김모씨 등 일부 핵심 관계자들은 단 한차례도 조사를 받지 않았다. 일부 수사팀은 모 호텔에 압수수색을 갔다가 "공사중"이라는 호텔측 말에 속아 철수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고, 특검팀이 지나치게 파견검사에게 의존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막대한 예산과 인원에도 불구, 수사성과가 빈약함에 따라 특검법 입법과정의 문제점과 함께 특검 '무용론' '상설화'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날 수사 대상 및 규정이 불명확하고 서로 다른 3가지 수사대상을 한 사람의 특별검사가 수사토록 했고 재판기간 중 공소유지를 위한 제한적 수사권을 인정하는 명시규정이 없다는 점 등을 특검법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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