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지도가 수직곡선을 그리게 된 추동력은 역시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었음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가결 이전의 야당 지지자 중 20% 정도, 지지정당이 없어 부동층으로 분류됐던 사람들 중 20% 정도가 탄핵을 계기로 열린우리당 지지로 맘을 바꾼 게 수치상으로 확인됐다. 특히 민주당과 자민련의 텃밭인 호남과 충청권에서 탄핵 역풍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셌음이 드러났다. '정치 무관심층'으로 분류되던 20대와 30대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도 확인돼 실제 선거 결과에 어떻게 투영될지 관심이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우위가 야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득'의 측면이 커 그만큼 취약하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탄핵안 가결이 지지정당을 결정하는데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20.6%가 야당 지지에서 우리당 지지로 맘을 바꿨다고 답했다. 20.3%는 지지정당이 없었는데 우리당을 지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당 지지→야당 지지'는 3.4%에 불과했고, '지지정당 없음→야당 지지'도 4.2% 뿐이었다. 야당이 탄핵을 밀어붙이면서 지지자의 맘조차 제대로 읽지 못했음을 입증한다.
'야당 지지→우리당 지지'는 40대(25.1%)와 농·임·어업(34.3%), 고졸(26.0%)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호남권(31.1%)과 충청권(25.0%)이 높게 나타나 민주당과 자민련 텃밭에서 탄핵 역풍이 유달리 셌음을 알게 한다.
'지지정당 없음→우리당 지지'는 선거 참여도가 낮은 것으로 인식돼 온 20대(33.4%)와 학생층(31.5%)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30대(24.6%) 화이트칼라(31.5%) 대재 이상(25.4%)에서도 이 답이 많이 나왔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물론 PK지역에서도 부동층의 20% 이상이 우리당 지지로 돌아섰다.
투표 의사별로 보면 '반드시 투표' 응답자의 20.2%와 '웬만하면 투표' 응답자의 23.7% 등 투표를 하겠다는 사람의 43.9%가 '야당→우리당'으로 입장을 바꿨다. 또 지지정당이 없던 부동층에서 우리당 지지를 결정한 유권자의 44.2%도 투표의사(적극적 20.7%, 소극적 23.5%)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20대 87% 30대 79% "盧탄핵 반대"
헌법재판소가 심리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응답자의 72.2%가 반대했다. 12일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 본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72.8%, 찬성 25.6%였다. 탄핵안 가결 이후 20여일 가까이 지났지만 탄핵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평가에는 변화가 없고 탄핵 역풍의 위세도 여전함을 알게 한다.
연령별로는 20대의 86.6%, 30대의 78.9%가 탄핵을 반대했다. 찬성은 50대(30.0%) 40대(28.2%)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직업별로는 학생(91.8%) 블루칼라(76.2%) 화이트 칼라(74.5%)에서 반대 의사가 많았고 자영업(27.2%) 계층에선 상대적으로 찬성 의사가 많았다. 학력별로는 중졸 이하의 63.6%, 고졸의 71.7%, 대학재학 이상의 76.7%가 반대 의사를 밝혀, 학력이 높을수록 탄핵을 반대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호남의 87.9%(찬성은 11.4%)가 탄핵에 반대한 반면, TK에선 상대적으로 많은 30.5%(반대는 65.7%)가 찬성했다. 찬반 의견 비율은 서울 22.5% 대 72.5%, 인천 경기 21.9% 대 71.4%, 충청 20.4% 대 70.7%, PK 25.5% 대 67.4%로 조사됐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10명중 7명 "꼭 투표"
17대 총선에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90%에 육박하고, 이 중 70%이상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부장은 "실제 투표율은 여론조사 수치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게 일반적"이라며 "따라서 실제 투표율은 50%대 후반∼60%대 초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율 추이를 보면 직전 선거(16대 총선 57.2%)보다 평균 5%포인트 정도 낮아지는 추세지만 이번엔 탄핵 등의 이유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연령별로 50대(84.2%)와 60세 이상(80.4%)에선 '반드시 투표'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20대와 30대의 '반드시 투표' 응답은 각각 68.4%와 66.6%에 머물렀다. 40대는 72.5%.
계층별 '반드시 투표'응답률은 자영업 79.6% 학생 77.6% 가정주부 75.4% 농업·임업·어업 73.5%의 순이었다. 블루칼라(59.5%)와 화이트칼라(67.3%)는상대적으로 응답이 적었다. 지역별로는 강원(95.8%) 제주(90.0%) 충청권(78.9%) 순으로 '반드시 투표'응답이 많았다. 대구·경북에선 71.2%, 부산·울산·경남에선 77.4%가 적극적인 투표 의사를 밝혔다. 호남은 57.1%에 그쳤다.
/고주희기자
■후보 지지도 우 41.8% 한 20.1%
정당 지지도 우 44.7% 한 23.2%
열린우리당이 지역구 후보 지지도(41.8%)와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지지도(44.7%)에서 2위인 한나라당(20.1%, 23.2%)을 크게 앞섰다.
원내 1당 전망에서도 우리당(62.2%)과 한나라당(15.0%)의 격차가 커 부동층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지역구 후보 지지도에서 우리당은 20∼40대는 물론 50대에서도 한나라당을 앞섰고, 화이트칼라(51.5%) 대재 이상(51.6%) 호남권(58.6%)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적극 투표 의사층의 지지(45.9%)도 많았지만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자의 선택 1위(23.7%)도 우리당이었다. 한나라당은 60세 이상(31.5%) 자영업(25.0%) 중졸 이하(27.3%) TK지역(44.2%)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는 우리당은 호남권(54.8%), 한나라당은 TK(47.6%)에서 가장 높았고 PK에서는 두 당이 비슷했다(36.8%, 32.5%). 7.5%를 얻은 민노당은 30대와 화이트칼라, 학생층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해 민주당(3.3%)을 두 배 이상 앞섰다.
총선 결과 원내1당 전망에선 30대(72.1%)와 화이트칼라(80.2%) 호남권(70.5%)에서 우리당을 꼽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양정대기자
■ 총선 의미·후보선택 기준
총선 지지후보 결정 기준으로는 인물 됨됨이, 소속정당, 공약, 출신지의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각 당이 내건 총선의 의미 중에선 열린우리당의 '민주 대 반민주 대결론'에 공감한다는 답이 24.3%로 가장 많았다. 한나라당의 '거여견제론'은 19.2%, 민주당의 '부패정당 대 클린정당 대결론'에는 9.5%, 민주노동당의 야당교체론에는 7.0%가 각각 공감했다. '어느 당 주장에도 공감하지 않는다'는 24.5%였다.
지지후보 결정기준으로 후보의 인물 됨됨이를 꼽은 유권자는 40대 이상 연령층, 중졸 이하 학력에서 많았고 소속정당은 화이트칼라, 대학재학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PK(60.6%) TK(59.9%)는 상대적으로 인물을, 경기·인천(36.5%) 서울(31.8%) 호남(30.7%)은 상대적으로 정당을 더 따졌다. 각 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정당명부 지지정당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답은 34.4%에 그친 반면 58.6%가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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