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의 제작자들이 고민에 빠졌다.이전까지 뮤지컬을 무대에 올릴 때 얼마나 좋은 원작에 훌륭한 곡을 붙이고 실력 있는 연출가와 배우들을 찾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느냐가 흥행의 열쇠였다면, 이제 더 이상 그것만으로 성공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가 어떠한가.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내고, 더 이상 CD를 구입하지 않고 다운로드해서 듣는 때가 아닌가. 브로드웨이의 제작자들은 최근 수년간의 브로드웨이 관객들의 움직임에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 브로드웨이에서 히트한 뮤지컬들은 죄다 코미디이다. 관객들이 심각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토니상을 휩쓴 '헤어스프레이'(사진)를 비롯해 '맘마미아'와 같은 뮤지컬은 재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전의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등과 같은 뮤지컬이 주는 무게감이나 진지한 감동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라는 것이 비평가들의 생각이다. 그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표를 사는 뮤지컬은 이런 것들이기에 제작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한다.
세계무역센터 참사가 일어난 뒤만 해도 사람들이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미디나 팝뮤지컬 등을 찾아 분위기를 전환시키려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같은 현상은 그 이후까지 계속되고 있다.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관객층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어떤 전문가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는 관객들이 점차 젊은 세대로 바뀌면서 예약문화도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최소한 몇 달 전에 티켓을 예매하던 것이 최근에는 마치 영화를 보러 가듯 충동적인 구매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즈의 작품평이 좋고 나쁘냐에 흥행여부가 점쳐지던 시대가 서서히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최용석 브로드웨이 공연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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