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테러가 잇따르면서 구 소련 중앙아시아 국가들로 테러가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30일 우즈벡 수도 타슈켄트에서 테러범 수색 작전을 벌이던 경찰과 테러조직 간에 격렬한 총격전이 발생해 경찰 3명 등 최소 20여명이 숨졌다. 전날 타슈겐트 시내에서 발생한 여성 자폭 테러 등으로 최소 19명이 죽은 직후 발생한 이날 총격전으로 타슈켄트 시내는 계엄상태를 방불케 했으며, 인근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등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즈벡 당국은 테러 배후로 런던을 근거지로 하는 '히즙 웃 타히리르'와 1999년 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던 타히르 율다셰프가 조직한 '우즈벡 이슬람운동'(IMU) 등 두 단체를 지목하고 있다.
서방 언론들은 경찰국가인 우즈벡에서 경찰관서를 타깃으로 테러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는 점, 알 카에다와 연계를 맺고 있는 IMU 지도자 율다셰프가 최근 아프간 국경에서 파키스탄군의 공격을 받아 도주하는 와중에 발생했다는 점 등을 들어 테러조직의 전면 공세로 해석하고 있다.
우즈벡이 근본주의 세력이 세를 넓힐 수 있는 적당한 토양이라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1991년 독립 이래 장기집권해 온 카리모프 대통령은 근본주의자뿐만 아니라 온건 민주세력까지 철저히 탄압해왔고, 아프간 전쟁 당시 미국에 군 기지를 제공한 것을 계기로 친미 노선을 걷고 있다.
한편 1992년 우즈벡과 수교한 우리나라는 북한 신포의 경수로 건설 부지에 수백명의 우즈벡 인력을 투입했던 것을 계기로 우즈벡 노동력을 수입해오고 있으며, 우리의 농촌 총각들은 종종 우즈벡에서 신부들을 구해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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