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 그들의 인기를 유지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신비주의 마케팅이다.신비주의란 인터뷰나 방송 출연을 자제해 팬들의 궁금증을 유발해 관심을 끄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모 통신회사 광고 모델로 출발한 임은경. 그는 광고가 나간뒤 기획사에서 이름, 나이, 신분 등을 철저하게 감추고 모든 인터뷰를 거절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데뷔 당시 얼굴없는 가수로 알려진 조성모, 브라운아이즈, 이수영, 왁스 등도 신비주의 마케팅을 이용했다.
최근에는 브이원으로 예명을 바꾼 가수 강현수를 들 수 있다. 대표곡 '그런가 봐요'의 뮤직비디오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영화 '천년호'의 일부 장면을 썼다. 그가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고 판단이 들자 기획사는 최근 강현수가 직접 출연하는 똑 같은 곡의 뮤직비디오를 다시 제작했다.
그렇지만 신비주의 마케팅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하면 갖가지 좋지 않은 소문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 김범수는 데뷔 초반 신비주의 마케팅을 시도했다가 한쪽 눈을 실명했다거나, 나이 40이 넘었다는 등 온갖 부정적인 소문에 시달렸다.
때로는 스타의 의도보다 홍보사의 오판으로 반대의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주변에서 신비주의 마케팅을 시도한답시고 지나친 인의 장막을 쳐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권상우. 그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 출연 이후 인터뷰를 하기 힘든 배우로 알려졌다. 덩달아 건방지다는 입방아도 따라 붙었다.
최근까지 '말죽거리 잔혹사'와 관련해 그와 인터뷰를 하려고 홍보를 맡은 영화 제작사 싸이더스에 연락했지만 "곤란하다" "권상우가 거절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그러나 매니저에게 직접 연락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알고 보니 싸이더스 측에서 자기들 멋대로 과잉 보호를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인터뷰 하기 힘든 것으로 악명이 높아진 일부 연예인도 어쩌면 그들의 의도보다는 기획사나 홍보사의 잘못된 스타 마케팅 때문일 수도 있다. 잘못된 스타 마케팅이 팬과의 거리를 멀게 하고, 스타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인기를 갉아 먹는다는 사실. 현명한 기획사라면 이쯤은 알아야 한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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