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단 한번이면 족했다. 역시 최강의 명성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삼성화재가 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KT& G V투어' 2004 남자부 챔피언결정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1로 꺾고 3승1패로 우승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1997년이후 겨울리그 8연속 우승을 이뤄 한국남자배구에 뚜렷한 이정표를 세웠다. 지금까지 겨울리그 최다 연속우승기록은 여자부 LG정유의 9연패(91∼99년)이다. 삼성화재의 김세진(30)은 팀의 8연속 우승에 모두 기여하며 97·2000·2002년에 이어 개인통산 4번째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날 '월드스타' 김세진(22득점)은 전후를 가리지 않고 대포알 같은 스파이크를 날리는 등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양쪽 무릎 수술을 받았던 김세진은 지난해 슈퍼리그를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지난 10월부터 피나는 재활훈련을 했지만 컨디션이 살아나지 않아 올시즌엔 풀타임 출장보다는 팀이 필요할 때 해결사 노릇을 하는 정도였다. 김세진은 "구미(3차)투어 때는 정말 힘들어 감독님에게 더 이상 못하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후배들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나만 빠질 수 없다는 오기로 버텼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김세진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에 있는 아내를 보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가 눈물을 보인 것은 첫 우승이후 이번이 처음.
한편 여자부에서는 도로공사가 현대건설을 3―2로 꺾고 2승2패를 기록, 4월2일 5차전에서 챔피언을 가리게 됐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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