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가 달라지고 있다. 굴뚝마다 연기를 내뿜던 구로공단이 산뜻한 디지털단지로 탈바꿈하고 가리봉동 쪽방촌으로 대표되던 변두리 낙후지역에 최첨단 전자타운과 각종 위락시설 건립이 추진되면서 구로가 서울 서남권의 중핵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시가 24일 구로동 유수지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변경을 가결함에 따라 구로구가 추진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복합상가 테크노마트의 설립이 확정됐다. 구를 4개 권역으로 개발, 서남권의 중심으로 탈바꿈하려는 구로구의 청사진이 속속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신도림·구로 역세권을 성장거점으로
구로구는 구를 주거단지 중심의 서남권 신시가지와 주거·상업 중심의 개봉 생활권,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배후 지원하는 가리봉 균형발전촉진지구, 신도림·구로 역세권 등으로 4분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대형 공해공장들이 이전하고 남은 대규모 이적지가 많은 신도림·구로 역세권 일대는 복합상업지구로 개발, 구로구의 성장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가장 먼저 신도림역 부근 프라임 산업부지에 들어서는 테크노마트는 약 8,700평 부지에 지하6층, 지상35층 규모로 건축면적만 63빌딩의 1.5배에 달하는 초대형이다. 테크노마트를 신도림역 내 지하통로와 연결하려는 구의 계획이 구로동 3의 25 일대 유수지 예정부지에 가로막혀 답보상태에 있다가 이번 서울시의 결정으로 가속이 붙었다.
구는 2006년께 완공되는 최첨단 테크노마트가 낙후된 구로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은 물론 구로를 'IT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랜드마크' 역할까지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북쪽 대성연탄부지와 한국타이어부지에도 각각 1만평 규모의 호텔·컨벤션센터와 35층 높이의 주상복합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구는 신도림역과 이 세 부지에 들어서는 건물들을 지하보도로 연결해 접근성을 높이고, 수원·인천 등지의 소비수요까지 흡수, 수도권의 대표적 상권으로 띄운다는 복안이다.
영등포교도소 천왕동 이전
인구밀집지역인 고척동에 자리해 지역발전의 걸림돌로 여겨지던 영등포 교도소와 구치소의 이전도 가시화하고 있다. 교도소 이전은 구의 숙원사업이었으나, 타지역으로의 이전을 추진할 때마다 해당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따라서 구는 타지역으로의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구내 개발제한구역 중 신시가지 개발에 따른 주민 이주가 불가피한 천왕동 120 일대를 이전부지로 선정,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새 교정시설은 충분한 조경·녹지공간을 조성해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주민 친화적인 모델로 건립된다. 구는 또 구로공단의 낡고 칙칙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지하철 2호선 구로공단역의 이름을 디지털단지역으로 변경하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중이다.
쾌적 주거공간에 서울 유일의 수목원까지
천왕동, 오류동, 온수동 등 시계경관지구로 묶여 개발이 억제돼왔던 서남권 신시가지는 환경친화적 전원형 주거단지로 개발된다. 지난 1월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천왕동에는 3,8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며, 인근 항동에는 수목전시장 생태탐방로 피크닉장 등을 갖춘 서울 유일의 대규모 수목원이 2008년까지 건립된다.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구의 개발사업으로 변두리 공해지역으로 낙인 찍힌 구로가 서울의 관문이자 서남권의 중심지로 획기적인 변신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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