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부고속철도 개통식을 지켜보는 정몽구(사진)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감회는 남달랐다. 4월 1일부터 '전국의 속도 혁명'을 가져올 경부고속철도에는 현대차 계열사 (주)로템이 국산 기술로 제작한 차량 720량이 대거 투입되기 때문이다.당초 고속철도 차량 제작은 외국회사들의 잔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정 회장은 국토를 반나절권으로 엮고 사회·경제적으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고속철도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한국형 고속전철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지론. 정 회장은 사업초기부터 야심차게 이를 추진했고 이에 따라 로템은 연인원 1만7,000여명을 투입, 국산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속철도 차량 제작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 결과 2002년 4월 국산화 1호 열차를 출고한 데 이어 총 46편성 920량 중에서 국산 차량이 34편성 720량을 차지하게 된 것.
국내 최대의 종합 철도사업 회사인 로템은 1999년 재벌기업간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에 따라 현대·대우·한진중공업의 철도차량 사업부분을 통합해 출범한 뒤 2001년 10월 현대가 대우의 지분을 인수하며 현대차 계열사에 편입됐다. 로템은 '글로벌 톱 4'를 목표로 시속 350㎞ 한국형 고속전철 개발은 물론, 자기부상열차의 상용화 개발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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