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평균연령 58세, 1급 54세, 간부급이상 외부영입 전무. 한국은행이 순혈(純血)주의에 빠진 채 늙어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4월1일로 한은은 중앙은행 독립 6주년, 박 승 총재 취임 2년째를 맞았지만, 외부에 담을 높게 쌓은 채 인사적체는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다.가장 큰 문제는 인사의 폐쇄성. 한은의 인적구성은 철저히 공채출신들로 짜여져 있다. 박사출신급의 일부 외부채용이 이뤄지고 있지만 1년 단위의 계약직이며 그나마 팀장급 이상은 전무한 실정이다. 정부는 '개방직' 제도를 통해 제한적이지만 국장급 이상 문호를 외부에 열어놓았고, 금융감독원 역시 부원장과 부원장보급 1명씩을 외부에서 영입했지만 한은만 순혈주의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고령화. 2급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팀장급 조차 평균연령이 50∼51세에 달한다. 재경부나 금감원, 시중은행권을 망라하고 한은의 직급별 평균연령이 가장 높다.
정부로부터 독립성 확보에도 불구, 중앙은행의 설 땅이 갈수록 비좁아지는 것은 이 같은 순혈주의와 고령화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다 보니 경제구조와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채 주어진 권한과 역할에만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임원 및 정기인사를 앞두고 총재도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박 총재가 과연 폐쇄적 인사를 탈피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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