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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티모르에 축구로 희망 쐈어요"/日서 열린 리베리노컵 소년대회 김신환씨 건국후 첫우승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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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티모르에 축구로 희망 쐈어요"/日서 열린 리베리노컵 소년대회 김신환씨 건국후 첫우승 이끌어

입력
2004.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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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과 질병, 무지로 고통받고 있는 동티모르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게 돼 기쁩니다."21세기 최초의 신생 독립국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을 이끌고 있는 한국인 김신환(47) 감독이 동티모르에 건국 이후 첫 국제대회 우승컵을 안기고 29일 금의환향했다. 선수 17명도 김 감독을 따라 축구에 관한 한 스승의 나라인 한국을 찾았다.

동티모르팀은 25∼28일 일본 태국 동티모르 등 32개국이 출전한 가운데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 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동티모르팀은 예선과 준결승 리그로 치른 6경기 동안 연전연승하면서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짠물'축구를 구사했다. 결승에서는 유력한 우승 후보인 일본팀을 4대2로 꺾었다. 주장인 도밍구 사비오(13)군 등 동티모르 선수 4명이 한꺼번에 대회 올스타에 뽑혀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초등학교 3∼6학년생으로 구성된 동티모르 선수들이 신체조건이 월등한 상대팀들을 파죽지세로 물리칠 수 있었던 비결은 단순했다. 매일 방과 후 수도 딜리의 공설운동장에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하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진 결과였다.

2003년 4월 유소년팀 발족 1년여 만에 우승을 이뤄낸 김 감독은 "우승이 확정된 순간 너무나 감격스러워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묵묵히 도와준 많은 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대통령과 류진규 딜리 주재 한국대사가 유소년축구단 창설부터 이번 해외 출전까지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 것도 큰 힘이 됐다.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끼니와 치료약을 챙겨준 박진기 한국대사관 행정관, 항공비용을 부담해 준 아시아나항공, 축구용품을 지원한 이용수 축구협회 이사와 조관섭 풍생고 감독, 이강석 서울체고 감독, 이제출 현진스포츠 대표, 성남시축구협회 등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김 감독은 프로 팀 현대자동차에서 활동하다 1988년 은퇴했다.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봉제업을 하다가 2003년 1월 신규 사업 물색차 동티모르를 찾았다 상록수부대 주선으로 유소년축구팀 감독을 맡았다. 김 감독과 선수들은 2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상록수부대의 주축이었던 특전사 사령부도 방문한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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