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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빅 아일랜드/빙하와 사막을 빼곤 모든 기후가 내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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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빅 아일랜드/빙하와 사막을 빼곤 모든 기후가 내 눈앞에

입력
2004.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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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곳, 세련된 문화와 원시적인 훌라춤이 공존하는 곳.'우리가 알고 있는 하와이에 대한 단상이다. 하지만 열대, 아열대, 온대, 냉대 등 지구상에 존재하는 13개의 기후대중 남·북극과 사하라사막 등 2곳을 제외한 모든 기후를 하와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하와이는 135개의 유·무인도로 이뤄진 군도(群島)이다. 호놀룰루가 있는 오하우, 규모가 가장 큰 빅 아일랜드, 마우이, 카우아이 등 8개 섬이 유인도이며, 이중 6개 섬에 한해 관광객의 입장이 허용되고 있다.

빅 아일랜드(Big Island)는 다른 모든 섬을 합친 것보다 크다. 그래서 다양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 수개월 동안 눈 덮인 산을 볼 수 있는가 하면 용암을 머금은 활화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현기증이 나도록 아찔한 장관을 연출하는 폭포, 광활한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의 모습. 여기에 더해지는 해변에서의 휴식, 우리가 꿈꿔왔던 이상적인 여행지의 모습이 아닐까.

빅 아일랜드의 원래 이름은 하와이섬이다. 19세기 이 섬 출신 카메하메하왕이 인근 섬들을 정복하고 대왕으로 군림했다. 이후 하와이는 군도를 총칭하는 대명사가 됐다. 미국의 50번째 주도이자 국제관문인 오하우섬의 호놀룰루가 유명해지면서 지금은 '하와이=오하우섬'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맞는 말은 아니다.

세계최대의 활화산

빅 아일랜드 여행은 섬 동쪽 힐로 국제공항이나 서쪽 코나 국제공항에서 시작된다. 힐로 국제공항이 시작점이라면 11번 도로를 따라 '하와이 화산국립공원'으로 향한다. 880㎢ 규모로 세계 최대의 활화산지역이다. 공원 중심부의 킬라우에아산(1,243m)은 국립공원 여행의 하이라이트.

지름 4㎞, 둘레 18㎞, 깊이 500m의 광활한 분화구가 버티고 섰다. 분화구 둘레로 드라이브코스와 산책로가 나있다. 차량을 이용, 1㎞ 가량 지나니 수증기로 뒤덮인 지역이 나온다. 지하의 마그마에서 분출되는 수증기이다. 얼굴에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전달된다. 발 아래 불과 3㎞ 지점에 붉은 용광로가 꿈틀대고 있다. 언제 폭발할 지 모른다고 한다. 오금이 저린다.

다시 차를 몰아 산 정상에 있는 하와이 화산관측소를 둘러본 뒤 남서쪽으로 향한다. 분화구속의 작은 분화구가 눈앞에 들어온다. 할레마우마우분화구. 1974년 폭발을 일으킨 곳이다. 분화구 옆까지 산책로가 나있다. 메케한 유황냄새가 자욱한 길을 지나 분화구앞에 도착하면 발 아래로 웅장한 광경이 펼쳐진다. 분화구중심부에서는 지금도 희뿌연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하와이 원주민들에 따르면 창조와 소멸의 신인 펠레여신이 거주하는 궁전이다. 여신이 분노하면 화산이 폭발한다고 한다. 두려움과 즐거움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남동쪽에는 킬라우에아이키 분화구도 있다. 분화구속에서는 지금도 용암이 생성돼 바다로 흘러내려간다. 때문에 매년 하와이섬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빼어난 자연경관

화산 구경을 마치고 내려와 19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한다. 왼쪽으로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빅 아일랜드의 자연풍광이, 오른쪽으로는 태평양의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눈을 떼기 힘들 지경이다. 힐로지역을 지나 무지개폭포에 도착한다. 높이 14m의 아담한 규모이지만 원시림 속으로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가 압권이다. 비가 온 뒤 피어나는 무지개가 더해지면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무지개폭포와 더불어 빅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폭포는 와이피오계곡에 있다. 길이는 가늘지만 140m의 낙차로 바다로 떨어지는 쌍둥이폭포가 하와이의 비경을 연출해낸다.

산능선을 타고 올라가면서 만나는 와이메아지역에서는 또 다른 분위기의 하와이를 경험한다. 푸른 초원에서 하릴없이 풀을 뜯고 노니는 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파커농장이다. 910㎢로 제주도의 절반 크기이다. 개인농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1847년 존 파커라는 농부가 개척한 농장이다. 7만여 마리의 소가 방목되고 있다. 초원을 끼고 왼쪽으로 마우나 케아산(4,205m)이 보인다. 12월에서 5월까지 산 정상에는 흰 눈으로 덮여있다. 스키장도 있다. 오전에 산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오후에 해안에서 서핑을 즐기기 위해 세계 각지의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최고의 휴양지

다양한 자연환경도 좋지만 하와이의 매력은 역시 해변에서 즐기는 달콤한 휴식이다. 코할라, 카일루아코나, 케아우하우코나 등 서해안을 중심으로 휴양리조트들이 발달해있다. 이중 코할라 해안은 하와이에서 가장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곳이다. 힐튼 와이콜로아빌리지, 아우트리거 와이콜로아비치, 포시즌스리조트 후알랄라이 등 고급 리조트들이 즐비해있다. 코나지역은 세계적인 커피브랜드인 코나커피의 원산지이기도 하다.

코할라에서 코나지역으로 이어지는 19번 도로는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굳어져 마치 제주도와 흡사한 느낌을 준다. 독특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로 정평이 나있다.

빅 아일랜드로의 여행, 하와이속 진정한 하와이를 체험하는 독특한 경험이다.

/빅 아일랜드(하와이)=글·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 영화속 하와이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미국 본토에서는 볼 수 없는 열대우림이나 계곡이 나오는 장면이 있다면 배경이 하와이가 아닐까 한번쯤 의심해보자. 모두는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에게 알려진 것 중 적지 않은 영화가 하와이에서 촬영됐다. 하와이를 여행하기 전 미리 어느 섬에서 어떤 영화를 찍었는지를 알고 간다면 하와이여행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아는 만큼 재미있는 것이 여행이다.

빅 아일랜드에서 찍은 대표적인 영화는 케빈 코스트너주연의 '워터월드'. 영화 끝부분에 나오는 곳이 와이피오계곡이다. 월트디즈니의 실사 애니메이션 '다이노소어'는 힐로와 와이피오지역이 촬영지. 2001년 팀 버튼감독이 리메이크한 '혹성탈출(Planet of the Apes)'은 동남부 칼라파나지역을 배경으로 찍었다.

하와이의 주도인 오하우섬 호놀룰루에서는 마이클 베이의 '진주만', 오우삼의 '윈드토커', 조 존스톤의 '쥬라기공원 3'을 찍었다. 오하우섬 카일루아에서는 쥬라기공원 1,2,3편을 모두 촬영했다. 엄청난 물고기가 서식하는 하나우마베이는 엘비스프레슬리가 주연한 '블루하와이'의 주무대.

카우아이섬은 내로라는 영화촬영지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쥬라기공원 시리즈를 비롯, '타임머신' '다이노소어'

'아웃브레이크' '후크' '레이더스' '남태평양' '킹콩' 등 흥행에 성공한 작품만 50가지가 넘는다.

한국인 신혼부부에게 인기있는 마우이섬에서는 '007어나더데이'

'쥬라기공원시리즈' '다이노소어' 등이 촬영됐다. 하와이의 대표적인 휴화산인 할레아칼라국립공원은 달표면과 모습이 흡사해 달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모든 영화의 배경으로 활용됐다.

/한창만기자

● 여행수첩

하와이는 미국의 50번째 주이다. 미국입국에 필요한 비자를 우선 발급받아야 한다. 9·11테러이후 미국비자 발급이 까다로워졌다. 이전에는 대행업체에서 발급을 대신 해줬지만 지금은 서울 종로구 미대사관에서 대사관직원과 직접 인터뷰를 한 뒤 발급을 받아야 한다.

하와이는 북위 18도∼28도 사이에 위치한다. 때문에 연중 열대성 기후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연중 평균온도는 25∼26도이며 새벽에는 20도이하로 내려갈 때도 있다. 긴팔옷과 긴바지를 준비하지 않으면 추위 때문에 의외로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반면 습도가 높지 않아 열대지방 특유의 끈적함은 없고 쾌적하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9시간 느리다. 한국이 2일 오후 1시라면 하와이는 1일 오후6시가 된다. 한국시간에서 5시간을 더한 뒤 하루를 빼면 계산이 편하다. 대다수 호텔에서는 110볼트를 주로 사용한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수,목,토,일 주4회 대한항공이 호놀룰루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7시간 30분. 호놀룰루에서 한국으로 올 때는 기류문제로 인해 9시간30분이 걸린다. 노스웨스트, 유나이티드항공, 일본항공이 매일 일본을 경유하는 비행편을, 중화항공은 대만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하와이 오하우섬을 운항하는 4박5일 직항편 상품은 100만원선에 거래된다. 한진관광에서는 5월15일까지 대한항공 마일리지만으로 하와이를 여행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중이다. 매주 목, 일요일에 출발하며 10만마일의 마일리지가 필요하다. 하와이전문여행사인 블루하와이(02-319-0022)에서는 오하후2박, 빅 아일랜드 2박 상품을 177만∼213만원에 내놓고 있다. 문의처 하와이관광청 (02)777-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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