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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어 삼형제도 "우린 해병가족"/부친 권유로 2주새 릴레이 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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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어 삼형제도 "우린 해병가족"/부친 권유로 2주새 릴레이 입대

입력
2004.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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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입니다."해병대 출신 아버지가 대학 신입생 세 아들을 모두 해병대에 입대시켜 2대째 해병 가족이 탄생했다. 해병 307기로 1980년 제대한 장세화(49·무역업·서울 서초구 반포본동)씨는 지난달 10일 큰아들 지성(22·신병 967기·단국대 기계공1)씨를 경북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보냈다. 2주 후에는 이란성 쌍둥이인 지호(21·968기·극동대 정보통신1), 지유(중앙대 기계공1)씨 형제도 동시에 입대했다. 삼형제는 고된 훈련을 받으며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되뇌던 해병대 정신을 몸으로 터득하고 있다. 아버지 장씨는 "대한민국 사나이로서 가장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 해병대"라며 "형제들이 군 생활을 통해 우애도 다질 수 있도록 아예 입학하자마자 입대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 마성자(47)씨는 아직도 남편에게 서운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2주 만에 2번이나 열차로 포항에 내려가 머리 깎은 세 아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으니 좋을 리 없다. "막내만이라도 붙잡아 두고 싶었어요. 하지만 입대를 자원하는 아이들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지요. 그 힘들다는 해병대에서 잘 견딘다니 대견스럽기는 하지만 자식들의 빈 자리가 너무 큽니다."

눈코 뜰 새 없는 신병 훈련 기간에도 삼형제는 같은 부대에 있다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쌍둥이 형제는 같은 내무반에 배속됐다. 큰 형 지성씨는 먼 발치에서 두 동생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솟는다. 지성씨는 매주 1회 종교활동 시간에 동생들을 만나 초코파이를 건네준다. 6주간 신병 훈련을 마치고 통신병 훈련을 시작한 장지성 이병에게 '신의 아들'(군 면제자)이 부럽지 않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질문을 아예 듣지도 않은 것 같다. "아들 셋이 한꺼번에 입대해 죄송하지만 백일 휴가 때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모든 훈련을 이겨내고 자원입대한 아버지처럼 멋진 해병이 되겠습니다."

/포항=글·사진 이정훈기자 junghun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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