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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는 참여·순수를 함께 포용해야"/김종해 시인협회 신임회장 시인공원 건립계획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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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는 참여·순수를 함께 포용해야"/김종해 시인협회 신임회장 시인공원 건립계획 밝혀

입력
2004.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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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독자들은 아마추어 시에 경도됐지요. 시적 무게와 탄력과 긴장감을 갖춘 시는 멀리 하고요." 한국시인협회 34대 회장으로 선임된 김종해(63·사진) 시인은 29일 기자와 만나 "좋은 시의 대중화를 위해 시인협회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벼운 감성으로 쓰여진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그러나 좋은 시집 중에도 2만∼3만부가 팔리는 것이 있다. 이는 우리 독자들의 수준이 기본적으로 높은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그는 "좋은 시를 보다 많은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문학단체의 차원에서 시 운동을 벌여 좋은 시를 보급하는 게 관건"이라면서 "예를 들어 문예진흥원의 활동은 문학적 풍토의 여건 조성에만 집중돼 있다. 더 나아가 구체적인 문화정책을 입안해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사업계획으로 문화관광부, 서울시와 협의해 관광명소가 될 수 있는 시인공원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시인공원에는 만해길, 청마길 등 시인의 이름으로 산책로를 조성하고, 명시를 새긴 시비를 세우고, 육필과 애장품이 보관된 시인기념관 등을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시 100편으로 '국민 애송시집'을 간행해 시문학 강연회와 낭송회를 개최하며, 북한 시인과의 교류도 추진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1963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한 그는 '인간의 악기' '항해 일지' '풀' 등 8권의 시집을 냈으며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출판사 문학세계사 대표로 계간 '시인세계' 발행인이기도 하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 74년 창립 당시 발기위원이었던 그는 "시인은 시로만 소견을 얘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80년대 초 활동을 중단한 뒤 시인협회 회원으로만 활동해왔다. "보수와 진보, 순수와 참여 양쪽 모두를 끌어안고 그것을 넘어서는 시 작품이 나와야 한다. 그것이 나의 문학적 입장이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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