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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었구나" "형님…" 35년만에 "눈물의 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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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었구나" "형님…" 35년만에 "눈물의 해후"

입력
2004.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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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만 알았어." "아버지 어머니 모시느라 고생 많았어요, 형."29일 북한 금강산 김정숙휴양소. 9차 이산가족상봉행사에 참석한 남측 유창근(74)씨는 35년만에 만난 동생 성근(71)씨의 두 손을 꼭 붙잡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동생 성근씨가 행방불명된 것은 1971년 4월. 당시 주서독대사관 노무담당 참사관으로 근무하던 성근씨는 한국 귀환 1개월을 남겨놓고 부인, 딸 2명 등 가족과 함께 독일 현지여행을 갔다 종적을 감췄다. 열흘 뒤 북한 방송은 "유성근씨가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고 한국 외무부는 "강제 납치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형 창근씨는 "부모님께 '곧 돌아가겠다'고 편지까지 보낸 사람이 무엇이 아쉬워서 북한으로 갔겠느냐고 늘 생각해왔다"며 동생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동생 성근씨는 형으로부터 "네가 북으로 간 뒤 부모님이 화병이 나 80년대 초에 돌아가셨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울음을 쏟았다. 남쪽의 막내동생 종근(62)씨는 "암에 걸려 죽을뻔했지만 형님 보려고 이를 악물고 살았다. 오래오래 살자"고 말했다. 한편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 100명과 북측 가족들은 이날 단체상봉과 합동만찬행사를 가졌고, 30일 삼일포 방문 등 일정을 마친 뒤 31일 귀환한다. 다음달 1∼3일에는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 100명과 남측 가족 500여명이 마찬가지 방식으로 금강산에서 상봉한다.

/금강산=공동취재단·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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