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사 라이스(사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28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1년 9·11 테러 다음날 리처드 클라크 테러담당보좌관에게 이라크가 테러에 연루됐는지를 물었다고 인정했다.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CBS 방송 '60분'에 출연,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이 테러와 관련 있는가?''그들이 공모했는가'라는 점을 알기를 원했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누군가에게 정보를 만들어내도록 위협하지 않았으며 클라크에게 한 질문은 아주 논리적으로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지난주에는 부시 대통령이 그날 상황실에 있었다는 기록 자체가 없으며 클라크와 이라크 연루 여부에 대해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었다.
라이스 보좌관은 9·11 진상조사위의 거듭된 공개증언 요구에도 "공개 증언하지 싶지만 현직 국가안보보좌관이 의회에서 증언하지 않은 것은 오랜 관례"라며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9·11 진상조사위의 토머스 킨 위원은 이날 폭스 TV에 출연, "조사위원 전원이 그녀가 공개증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공화당측 조사위원인 존 레먼 위원도 ABC 방송에 출연, "라이스의 공개증언 거부는 백악관이 숨겨야 할 무엇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만들고 있다"며 "이는 정치적 대실수"라고 말했다.
클라크 전 보좌관은 공화당 의원들이 2002년 7월 자신이 상·하원 정보위에서 비공개 증언한 내용의 기밀해제를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환영한다"며 "그러나 여기저기서 조금씩 공개하지 말고 6시간에 걸친 증언 모두를 기밀해제하자"고 제안했다. 클라크는 또 "백악관은 사생활 보호규정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 나의 이메일을 선택적으로 언론에 흘리고 있다"며 "내가 부시 정부 출범 직후와 9·11테러 1주일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부 보좌관에게 보낸 모든 이메일과 메모도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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