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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딩라인"뉴스 진행 이명선씨 "지상파서도 풍자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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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딩라인"뉴스 진행 이명선씨 "지상파서도 풍자는 계속됩니다"

입력
2004.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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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백사모(백수를 사랑하는 모임)는 최근 촛불시위에 '이태백' '오륙도' '사오정' 등 백수들이 강제 동원되고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은 백수들의 자긍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는 정통 백수들을 몰아내고, 지들이 백수가 되려는 정치인들의 음모라고 주장했습니다." 25일 KBS 2TV 시사·정보 프로그램 생방송 '시사 투나잇'(월∼목 밤 12시)에서는 한 여성 앵커가 듣도 보도 못한 뉴스를 전했다. 패러디 뉴스 '헤딩라인' 코너를 진행하는 이명선(27)씨가 그 주인공이다.인터넷 블로그 사이트 미디어몹(www.mediamob.co.kr)에서 '헤딩라인' 뉴스를 진행하며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비판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그녀가 마침내 공영방송에까지 진출했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 '시사 투나잇'에서 '헤딩라인' 코너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솔직히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은 몰랐어요. 인터넷을 통해 '헤딩라인' 뉴스가 처음 공개된 게 지난 2일이니까, 겨우 2주 정도 지났는데 꼭 2년은 지난 거 같아요."

'헤드라인'을 비튼 제목인 '헤딩라인 뉴스'에서 그녀는 아나운서 뺨치는 정확한 발성과 진지한 태도로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검찰의 촛불시위 수사에 대해 양초 제조업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는 식의 황당한 소식들을 전한다. 때로는 노래도 부르고, 부패 정치인들을 향해 '정신 차리라'고 쏘아 붙이기도 한다.

"97년 호주에 갔는데 국영방송 여자 앵커가 눈물을 흘리며 영국 다이애나 비(妃)의 사망소식을 전하는 걸 본적이 있어요. 격식이나 의례를 차리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건 보시는 분들과 함께 느끼고 호흡하는 거 아닐까요?"

이렇게 당찬 '방송 철학'을 듣다 보면 그녀가 탄핵정국 속에서 급조된 '벼락 스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실제 대학 졸업과 동시에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방송 아카데미를 다니며 장장 5년간을 '언론고시'에 바쳤다. 실패를 거듭하는 사이 틈틈이 케이블 방송에 얼굴을 비쳤고, '헤딩라인' 앵커를 맡기 전까지는 삼성그룹 사내 아나운서로도 활동했다.

이른바 '언더그라운드'가 주무대였던 까닭에 적지 않은 설움도 당했다.

"방송일 한다고 하면 관심을 보이다가도 공중파 방송국이 아니라고 하면 눈빛이 달라지시더군요. 그래도 후회하진 않았어요. 손석희 아나운서 없는 'MBC 100분 토론'이 팥소 없는 단팥빵이 듯, 인터넷 채널에서는 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믿음 때문이었죠."

그런 그녀지만 코미디언 김미화가 진행하고 있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은 '욕심'은 있다.

"쉽고 편하게 골치 아픈 시사문제들을 시청자들 눈높이에서 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나이 먹어서까지 진행하는 게 꿈이랍니다."

/글·사진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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