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환경파괴로 인한 많은 대가와 희생을 치렀습니다. 한국은 일본의 경험에서 배워야 합니다."29일 제주에서 개막한 유엔환경계획(UNEP) 특별총회에 참석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67) 전 일본 총리는 "일본은 과거 실책을 부끄러워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들은 막대한 환경비용을 치른 일본의 쓰라린 경험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제3차 세계 물 포럼' 의장을 맡아 일본 '거물 정치인'에서 세계 '환경 외교관'으로 탈바꿈한 그는 이번 총회에 UNEP초청으로 방한하는 등 지구촌 환경 문제 해결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기 전인 1993년부터 환경기본문제조사위원회 회장을 맡아 일본의 강과 하천 생태 복원을 주도하기도 했던 류타로 전 총리는 일본의 대표적 중금속 오염 사례였던 '미나마타병'과 '이타이이타이병'을 예로 들어 "선진국 가운데 경제와 환경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 국가는 없었다"며 "일본도 50∼60년대 실책을 가까스로 극복하고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오염의 고통을 감내한 선진국의 사례로부터 개발도상국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인류 문명 및 미래 세대와 직결된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제는 각국이 행동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환영사를 통해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 개발을 통해 2010년까지 세계 5위 환경 산업국가로 발돋음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과 위생, 인간정주(정주)'문제를 논의하는 이번 총회는 곽결호 환경부 장관 등 세계 155개국 정부대표와 클라우스 퇴퍼 UNEP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 환경시민단체 대표 등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1일까지 진행된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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