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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앳의 DVD세상] DVD에 국경이 있다? "소비자에겐 안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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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앳의 DVD세상] DVD에 국경이 있다? "소비자에겐 안통해"

입력
2004.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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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국경이 없지만 DVD에는 엄연히 국경이 존재한다. 각 나라에서 발매하는 DVD타이틀에는 내로라하는 영화사들이 사전 합의한 이른바 지역 코드(Reginal Code)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은 1번, 유럽과 일본은 2번, 우리나라와 홍콩, 동남아시아는 3번 등으로 미리 정해진 지역코드 정보가 들어있다.예를 들어 '매트릭스' DVD의 경우 출시되는 국가에 따라 내용은 똑같지만 비밀 첩보원의 암호처럼 지역 코드는 다르다. 게다가 각 나라에서 판매되는 DVD플레이어와 PC용 DVD롬에도 모두 지역 코드가 내장돼 있어 같은 코드의 DVD만 재생해서 볼 수 있다. 그래서 해외 출장을 가서 사온 DVD나 혹 외국인이나 해외 교포가 선물로 준 DVD를 플레이어에 넣으면 지역 코드 불일치 에러가 발생한다.

영화사들은 이렇게 불편한 지역 코드를 왜 만들었을까. 여기에는 모종의 음모가 숨어있다. 일반 TV방송과 VHS비디오와는 달리 DVD의 화질과 음향이 극장에서 보는 것 만큼 뛰어나기 때문. 같은 영화라도 나라별로 개봉 시기가 다르면 다른 나라의 DVD를 미리 구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극장 흥행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지역 코드로 미리 방어벽을 쳐놓은 것이다.

얼마 전 국내 개봉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이 영화의 DVD는 미국에서 국내 개봉일보다 앞선 2월3일에 발매됐다. 미국판이라도 지역 코드가 없었다면 DVD를 구해 누구나 미리 감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 코드는 난공불락의 요새인가. 각 나라에서 모두 볼 수 있으려면 지역 코드가 다른 각 나라별로 같은 영화 DVD를 일일이 모두 사야한다는 말인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영화사보다는 역시 소비자들이 한 수 위다. 이른바 코드 프리(Code free)라는 비법으로 DVD플레이어의 지역 코드를 해제해 DVD를 보기 때문이다. 심지어 플레이어의 지역 코드를 해제해주는 전문 개조업체까지 성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 LG 등 국내 가전업체의 플레이어는 리모콘에 특정 숫자를 연이어 집어넣으면 플레이어를 분해하거나 개조할 필요 없이 지역 코드를 간단히 풀 수 있다. 또한 DVD플레이어 판매점에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플레이어를 팔 때 코드프리를 해주는 경우도 많다.

PC용 DVD롬은 코드 프리 소프트웨어가 따로 있어 손쉽게 지역 코드를 풀 수 있다. 아무튼 지역 코드가 다른 DVD를 보려면 소장한 플레이어에 코드 프리가 돼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심지어 해외에서 직수입돼 국내 판매되는 뮤직DVD들도 종종 지역코드가 다른 경우가 있다.

/DVD칼럼니스트 kim@journa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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