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비례대표 후보 순번 배정을 놓고 30일 새벽까지 심한 몸살을 앓았다. 박근혜 대표는 "당료와 호남 출신을 배려하라"고 주문했지만 공천심사위는 "정책 전문성이 우선"이라며 좀처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29일 비례대표 명단 및 순번을 발표하려던 계획은 무산됐고, 대신 박 대표와 심사위 간 신경전이 계속됐다. 당 안팎에선 후보 명단이 교수 일색인 데다 공천심사위원인 숙명여대 이영란 교수가 비례대표 안정권 순번을 받은 것 등 때문에 거센 반발이 일었다.공천심사위는 29일 새벽 56명의 명단을 일단 박 대표에 보고했다. 박 대표가 전날 제동을 걸어 수정해 내놓은 2차 안이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 명단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심사위는 밤 늦게 다시 회의를 열어 30일 새벽까지 조정을 시도, 비례대표 1,2번은 확정했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의견이 엇갈려 논쟁을 거듭했다.
1번에는 한국 최초의 여성 경제학 박사인 김애실(58)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가, 2번에는 박세일 공동선대위원장이 배치됐다. 김애실 교수는 한국 여성경제학회장과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맡고 있다. 이 밖에 윤건영 연대 교수, 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 정책대학원 교수, 배일도 전 서울시지하철노조위원장이 상위 순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후보로는 박찬숙 전 KBS 앵커, 송영선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전여옥 대변인 등이 당선 안정권 안에 들어 있다.
당료 출신은 모두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20번 밖으로 물러났다. 선대위 홍보위원장과 전략기획위원장으로 각각 내정됐던 이종구, 이병기씨가 이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하고 공천신청을 철회했다. 사무처협의회는 긴급성명을 내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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