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한계선상에 있는 중소기업 1,200곳을 대상으로 이른바 '프리 워크아웃(Pre-workout)'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또 업종별 전문가 300명을 육성해 중소기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로 하는 등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중소기업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키로 했다.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주말께 중소기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체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프리 워크아웃제'를 실시키로 했다.
'프리 워크아웃'이란 이미 문제가 생긴 기업을 사후에 정상화하기 위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달리, 시장의 부정적 평가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만 장래 현금 흐름(캐쉬 플로우) 등이 좋다고 판단되는 중소기업에 대해 부도를 막기 위해 사전에 지원하는 새로운 제도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최근 한계선상에 있는 중소기업 1,200곳의 명단을 일선 영업점에서 제출 받았으며, 내주부터 T/F팀을 통해 정밀 분석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프리 워크아웃' 적용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1,200곳의 대상 업체에는 제조업체가 가장 많았고, 최근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음식업이나 숙박업 등도 다수 포함됐다. 은행측은 대상 중소기업들에게는 기존 대출 만기 연장은 물론 긴급 대출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불량자 사태에서도 확인했듯 이미 문제가 불거진 후 대책을 마련하면 사후약방문 격이 될 수밖에 없다"며 "1단계로 1,200곳을 대상으로 프리 워크아웃을 진행한 뒤 추후 새롭게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있다면 대상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와 함께 '업종별 전문가 제도'를 새롭게 도입해 은행이 자체 선발한 300명의 행원들을 대상으로 4월1일부터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가기로 했다. 은행측은 그간 10여개 대분류만 돼 있던 기존 업종을 300개 업종으로 세분, 직원 1인당 1업종씩 전문가로 육성함으로써 해당 업종의 위험 요인과 마케팅 방안을 철저히 연구토록 할 방침이다.
최병길 우리은행 부행장은 "세부 업종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었던 것이 현 중소기업 위기를 낳은 한 원인인 만큼 업종 전문가 제도가 장기적으로 은행과 중소기업 모두에 '윈-윈'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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