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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작전"으로 7전 8기…김호철감독 "웃으며 경기하라"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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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작전"으로 7전 8기…김호철감독 "웃으며 경기하라" 주문

입력
2004.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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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김호철 감독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4개월간 각고의 노력으로 이룬 결실이어서 감격이 컸던 것.지난해 11월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은 그는 '실미도식 훈련'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단시일에 급성장 시켜 배구판에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40년 지기인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7전 전패였다. 때문에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삼성화재를 꼭 한번 잡아보겠다"는 생각에 이탈리아에서 배구 비디오 분석관까지 긴급 초청했다.

하지만 27일 1차전은 0―3 완패. 선수들이 이기려는 의욕이 너무 강하다 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서브 범실이 잦아 자멸한 것이다. 마음이 아팠다. 비디오 분석으로 밤을 지샌 김 감독은 이날 결전에 앞서 선수들에게 "나도 마음을 비웠다. 이기려면 이기려는 욕심부터 버려라. 즐겁게 뛰어라"고 주문했다.

3, 4세트를 삼성화재에게 내준 뒤엔 "또 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김 감독은 마지막 5세트를 앞두고 다시 한번 선수들에게 "이기는 것보다 웃는 것이 중요하다. 웃으며 경기하라"고 당부했고, 정말 모두가 웃는 결과가 나왔다.

김 감독은 "데이터 분석이 승리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그 것 때문에 이겼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선수들의 마음자세를 바꾸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신치용 감독이 100연승을 하고 싶어했어 했지만 배구 발전을 위해 한번 정도는 지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며 "이제 삼성화재를 한번 꺾었으니 더 이상 욕심은 없다. 일단 최선을 다해 남은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삼성화재를 꺾은 선수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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