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赤 "안전 큰문제 없다"불구 감염 드러나 사고 발생해도 자체조사 그쳐 신뢰성 의문1999년 이후 에이즈·간염 의심혈액 7만여건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밝혀져 주먹구구식 국가혈액사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에이즈·간염 의심혈액 수천건의 유통 사실이 밝혀진 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대한적십자사 혈액본부장의 사퇴를 결의하는 등 혈액사업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혈액관리 부실이 다시 한번 확인되자 국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한적은 에이즈·간염 의심 헌혈자들의 등록과정에 오류가 있었고 전산망의 미비로 이를 파악하지 못해 의심혈액의 대량유통사태가 빚어졌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적은 지난해 5월 이후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개발, 에이즈·간염 의심헌혈자의 오류를 수정해 올해부터는 더 이상 부적격 혈액이 유통되는 일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적에 대한 불신이 워낙 깊어 개선된 제도도 100%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지난해 5월 이전까지 수년간 의심헌혈자의 등록오류를 한번도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고치지 않았는지 여부도 의문이다.
또 한적은 유통된 문제 혈액 대부분이 여러 차례 헌혈하는 사람들의 피로 99년 4월 이후 헌혈 과정에서 대부분 음성 판정을 받아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한적이 지난 달 2,500여건의 에이즈·간염 감염우려혈액 수혈환자를 추적 조사한 결과 9명이 B형, C형 간염에 감염됐다고 밝힌 것과 비교할 때 30배에 달하는 7만여건의 간염의심혈액에 의한 수혈감염이 9명에 불과하다는 감사원의 발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국내 인구 가운데 간염감염자비율인 4%에도 미치지 못해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7만여건의 간염의심혈액에 대한 추적, 확인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구 국립보건원)가 감염 여부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는 에이즈와 달리 간염은 수혈사고를 일으킨 한적이 스스로 사고조사를 하고 있어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도 에이즈 등 수혈사고는 있다"며 "다만 수혈사고 전반에 걸쳐 제3자가 역학조사를 실시, 신뢰성을 높이고 원인규명을 하는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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