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아침식사 등 배달업이 대표적 검증된 아이템 고르고 홍보 주력을지난해 10월 회사를 그만 둔 김모(38)씨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청년 실업이 심각한 지금,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재취업을 하는 것은 무척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창업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섣불리 결심이 안 선다. 극심한 내수 침체가 지속되며 '가만히 있는 것이 오히려 돈을 버는 것'이라는 창업 선배들의 충고를 외면할 수 없다. 아무리 창업자의 열정이 크더라도 불경기까지 돌려놓을 수는 없는 법. 자칫 전재산을 날릴 수도 있다.
김씨처럼 취업도 어렵고 창업도 쉽지 않는 이들에게 최근 '맨손창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맨손창업의 장점은 무엇보다 자금력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에도 잃을 것이 별로 없다. 일반적으로 2,000만원 이하의 소액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한 무점포형 사업이어서 불황기 창업 아이템으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가정주부나 여가시간을 이용한 부업거리로 맨손창업 아이템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이템 선정이 관건
맨손창업 아이템의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배달. 튼튼한 두 발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생식 배달업, 아침식사 배달업, 아동도서·비디오 방문대여업, 기저귀 세탁대여업 등이 있다.
여성창업 아이템으로 인기 있는 분야는 교육 분야이다. 특히 베이비시터 파견업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업종으로 베이비시터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사업 성패의 관건이다.
최근 3D 업종도 창업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침대청소업, 욕실 인테리어, 화장실 유지관리업 등이 있다. 이들 업종은 어렵긴 하지만 고수익도 가능하다.
향기관리업은 요즘 한창 뜨는 인기 업종. 작은 점포나 사무실, 전문매장 등의 향기를 관리해주거나 향기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이다. 사용목적과 장소에 적합한 천연향기를 선별해서 판매하고, 자동향기분사기를 관리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1995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그 동안 조정국면을 거쳐 지난해부터 가장 유망한 맨손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장 큰 무기는 의지
창업 전문가들은 아무리 맨손창업이라고 하더라도 창업초기부터 일정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검증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폭 넓은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는 대중성이 높은 아이템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시작하면 무엇보다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 초기 3개월의 집중 홍보를 통해 성공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FC창업코리아의 강병오 대표는 "맨손창업은 개인의 영업력에 따라 성과가 천차만별인 창업 아이템으로 특히 영업력이 있는 사람은 도전해 볼 만 하다"며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금의 열세를 성실성과 적극성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 침대청소업/"새집 증후군" 따라 수요 부쩍 증가
김민성(29·사진)씨는 불황에는 안정성이 최고라는 판단 아래 지난해 11월 대전에서 침대청소업 '하이젠'(www.hyzen.co.kr) 유성지사를 창업했다. 전문적인 기계를 사용해 침대, 소파 등에 있는 진드기, 먼지, 부유물질 등을 제거해주는 침대 청소업은 최근 어린이들의 천식 및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늘어나고, 새집 증후군 등 환경·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업종이다.
그가 말하는 성공포인트는 철저한 서비스.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완벽하게 작업하고, 침대 밑 방 청소도 마다하지 않는다. 일단 만족한 고객은 주변에 입소문을 내 주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좋은 영업전략이다. 마케팅은 주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젊은 부부가 주 타깃이다.
창업비용은 기계구입비 1,300만원, 영업지원비 50만원 등 모두 1,350만원이 들었다. 반면 월 평균 매출은 330만원 정도이고, 이 중 홍보비 및 재료비를 제한 순이익은 300만원 선이다.
● 욕실 인테리어/창업비용 1,200만원… 이사철이 특수
대구에서 욕실 인테리어 '엠바스'(www.m-bath.co.kr) 대구1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진현(30·사진)씨는 불안정한 직장생활 대신 늘 독립을 하고 싶던 차에 인터넷에서 이 사업을 접하고 지난해 9월 창업했다.
욕실 인테리어란 낡고 오래된 욕실을 간단한 코팅 처리 및 타일 교체로 새 욕실처럼 산뜻하게 꾸며주는 사업이다. 단순한 코팅뿐만 아니라 타일 시공, 노후된 욕조 및 부착물 교체 등을 추가, 욕실 전체를 리모델링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욕실 코팅업과 구별된다. 통상 코팅과 타일시공을 완전히 마무리하는 데는 이틀이 걸리고 비용은 1.5평 기준으로 130만원 가량. 완전히 개·보수 공사를 한다면 250만∼300만원으로 늘어난다.
김씨의 창업비용은 가맹비 200만원, 장비구입비 350만원, 기술지원비 300만원, 초도 물품비 150만원, 차량구입비 160만원 등 1,200만원이 들었다. 반면 창업 6개월에 접어드는 현재 월 매출은 700만∼800만원 수준이고 순이익은 500만원 선이다. 4월 이사철이 되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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