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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나·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입력
2004.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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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지음 휴머니스트 발행·1만2,000원

변화경영 전문가로 잘 알려진 구본형(사진)씨의 이번 책은 독특하다. '10년마다 삶을 결산하는 자아경영 프로젝트'라는 설명대로 내용이 매우 사적이다. 긴 기간 썼던 일기를 다시 펼쳐 그 핵심을 '리라이팅'한 것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40대에 자신이 했던 일과 가족, 건강, 집, 공부, 직장생활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 나름의 깨달음, 취향과 감상, 나아가 삶의 경영에 대한 고백은 '변화'라는 한 가지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그의 이전 책들이 변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 기술을 대체로 제3자의 처지에서 설명한 것이라면 이번 책은 시점이 1인칭이다. 필력이 녹록치 않다. 그는 방금 지나온 40대를 한 마디로 압축한다. '급격한 감가상각이 이루어지는 시기'. 마흔 살에는 대부분 살기 위해 일한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지치고 일상의 걱정들이 끊임없이 몰려든다. 개인적인 시도와 실패, 직장에서의 갈등, 결혼생활에 대한 무관심, 아이들과의 씨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40대는 사회적 폐기물이 된 자신을 구해내어 빛나는 삶으로 창조하는 시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0년 동안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배경 삼아 그는 변화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변해야 할지를 설명하고 있다. '변화 자체가 우리의 일상이고 삶'이기 때문에 우리는 변해야 한다. 살아가는 이유는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고, 변해야 하는 이유는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다. 저자는 '수없이 많은 남의 얼굴을 그리워하다' 마흔이 되어 그런 자신의 숨통을 끊어놓았다고 한다. 변화의 구체적인 방식은 '자신만의 하루'라는 새로운 장르의 일상적 삶을 창조하는 것이다. '하루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생활고나 가난 때문이 아니다. 즐길 수 있는 자신의 세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구본형은 따뜻하고 진솔한 어조로 잔잔하게 들려준다. 40대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이 고비를 맞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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