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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숲속 생명체들의 삶 한번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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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숲속 생명체들의 삶 한번 들어보실래요

입력
2004.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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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윌리엄 재스퍼슨 글. 척 에카르트 그림. 비룡소

● 숲의 신비

장 브누아 뒤랑, 조르주 프테르망 글

로벵 젱드르 그림. 달리

● 까만 산의 꿈

김선규 사진. 이인, 이원열 글 과학어린이

나무에 연두가 그 여린 빛깔을 내비치니 마음이 절로 산으로 간다. 내 기억 속의 봄날은 이름 모르는 새의 울음 소리와 참꽃으로 뒤덮인 야트막한 산, 골짜기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만큼이나 아늑했던 느낌으로 남아있다. 나무나 새 이름은 몰랐어도 어릴 때 가지게 된 자연에 대한 감성이 항상 꽃과 나무, 이른 아침의 물기 머금은 풀잎, 봄철의 꽃 내음을 실은 바람, 힘주어 뽑은 냉이 뿌리의 쌉쌀한 향기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원천이다.

항상 그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듯한 나무와 숲, 그것이 어떻게 생겨나고 자라나는지, 그리고 숲 속 생물의 삶은 어떤지 알려주는 책들이 있다.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미국의 북동부를 배경으로 하여 숲의 형성과정을 보여준다. 200년 전 한 농부 가족이 버리고 간 땅에 어떻게 처음 싹이 나왔는지, 식물들이 성장하고 풍부해짐에 따라 그 숲의 동물들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단계별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숲은 소나무나 아카시나무가 자라는 개척자 단계, 영양분이 많아지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참나무나 단풍나무가 자라는 중간단계, 숲이 안정되어 너도밤나무, 서어나무가 자라는 극상단계로 성장한다고 한다. 이제 나무를 보면 그 숲이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 판단할 수 있다. 숲의 일생을 설명하는 글과 함께 펜으로 그린 흑백의 세밀화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세히 보면, 울창한 숲 속의 어린 나무나 열매를 줍는 다람쥐 등 그 속에 사는 생물체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숲의 신비'는 좀 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숲이 수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사는 생명공동체이자 인간에게 혜택을 베푸는 곳임을 알리고 숲의 생물체들을 생산자, 소비자와 분해자로 나누어 숲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 이름만 알던 동고비새, 울새, 굴뚝새와 가문비나무 등 각종 나무, 계절별로 숲에서 피는 꽃과 동물의 그림도 보여주어 숲에 대한 작은 백과사전의 역할을 해내기에 충분하다.

'까만 산의 꿈'은 1996년 강원도 고성에서 일어났던 산불의 현장과 피해 상황, 그 이후의 새롭게 일어나는 생명의 모습을 사진과 글로 담았다. 전반부는 사진 위주의 다큐멘터리로, 후반부에는 산불의 원인과 산을 태우는 과정, 재난 이후의 생태계 파괴와 회복시키기 위한 인간의 노력을 설명하고 있다. 어릴 적의 많은 경험을 통해 나중에 새로운 것을 만났을 때 막연한 기억과 느낌으로나마 생소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살아가는데 자산이 되지 않을까.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이 읽고 꽃이나 새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자연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 이 책들을 읽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대구 가톨릭대 도서관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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