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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수하르토 "부패지도자 1위" 오명/국제투명성기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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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수하르토 "부패지도자 1위" 오명/국제투명성기구 발표

입력
2004.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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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지도자는 누구일까. 부패감시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25일 답을 내놓았다. 오명의 주인공은 수하르토(왼쪽)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무소불위의 독재자로 1968년 3월 대통령이 된 그는 98년 5월 하야할 때까지 150억∼350억달러(약 18조∼42조원)에 달하는 국가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TI는 이날 발표한 '2004년 세계부패보고서'를 통해 수하르토 외에도 각국 지도자들의 축재 실상을 상세히 파헤쳤다. 대상은 이미 숨지거나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지도자에 한했다.

2위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운데) 전 필리핀 대통령이었다. 65년부터 21년간 장기집권한 마르코스는 재임 기간 50억∼100억달러(6조∼12조원)를 부정 축재했다. 마르코스는 86년 피플 파워에 의해 하야한 뒤 89년 하와이에서 숨졌으나 부인 이멜다는 여전한 호화 생활로 유명하다.

모부투 세세 세코(오른쪽) 전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65∼97년 재임·축재액 50억달러)이 마르코스의 뒤를 이었고 사니 아바차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93∼98년·20억∼50억달러),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89∼2000년·10억달러)이 각각 4, 5위에 올랐다.

필리핀은 마르코스 외에도 조셉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98∼2001년·7,800만∼8,000만달러)이 단 30개월 간의 축재로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는 바람에 10위권에 2명을 배출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부정부패로 쫓겨난 뒤 최근 재기 욕심을 보이고 있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90∼2000년·6억달러)도 7위에 올랐다.

페터 아이겐 TI 회장은 "이들은 권력을 남용해 사리를 채움으로써 국민에 제공돼야 할 공공 서비스를 박탈, 절망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부투 전 자이르 대통령은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에 불과한 상황에서 재임 기간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원조 금액의 40%에 이르는 엄청난 재산을 빼돌려 혀를 차게 했다.

아이겐 회장은 "유엔과 아프리카연합(AU) 등 국제기구가 적극 나서 이들에게 빼앗긴 국가 재산을 적극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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