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폰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부 주도의 중재 노력마저 수포로 돌아간 가운데 저작권 협회측이 이번에는 KTF에 음원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2일 삼성전자의 반대로 MP3폰의 재생 기능을 제한하는 중재안이 무산되자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음제협)가 보복 조치에 나섰다. 음제협은 이날 "LG텔레콤에 대한 음원 공급 중단 조치를 삼성전자와 관련한 다른 업체에도 확대하겠다"며 삼성전자 MP3폰을 출시할 KTF를 압박했다.
또 음제협은 단독으로 업계 합의를 거부한 삼성전자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이들은 개인 MP3 파일의 재생 기일을 만 2일(48시간)로 제한하고, 음질 역시 라디오 수준(64kbps)으로 낮추는 중재안을 만들어 이미 MP3폰을 출시한 LG텔레콤과 LG전자의 동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중재안이 MP3폰의 시장성 자체를 위협하는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KTF와 '3월 중 출시' 원칙을 재확인했다. 64kbps의 낮은 음질로는 기존 MP3플레이어와 경쟁이 불가능하고, 소비자들의 원성만 뒤집어쓴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MP3폰 출시에 법적 하자가 없는 상황에서 음제협과 무리한 협상을 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세티즌등 인터넷 상의 휴대폰 소비자 모임도 이에 동조하며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마음이 급한 쪽은 저작권협회"라고 풀이했다. 합의안 도출에 실패할 경우 앞으로도 MP3 및 MP3 재생기에 대한 권리주장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이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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