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유괴와 미아 발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비상 상황'에 대비해 어린이 신원 확인을 위한 '지문, 머리카락 보관운동'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충북 제천경찰서는 지난 5일부터 지역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를 찾아가거나 희망하는 가정을 방문, 어린이들의 머리카락과 지문을 채취, 자체 제작한 봉투에 담아 보호자들에게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대상자는 영아를 제외한 10세 이하의 모든 어린이. 머리카락은 5∼10개를 모근까지 뽑아 종이봉투에 담고, 지문은 32절지 크기의 지문용지 위에 열 손가락을 모두 찍은 뒤 별도의 봉투에 담아 보관된다. 이 운동이 시작된 지 22여일째인 26일 현재 3,200여명의 어린이들이 동참했고, 6,300여명의 예약이 밀리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5살짜리 아들의 머리카락과 지문을 장롱 속에 보관했다는 김혜진(30)씨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아이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안심이 된다"며 "마치 '자녀 안심보험'을 들어놓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경찰서 이병무(42)생활안전과장은 "장기 미아의 경우 나중에는 아이의 신원을 확인할 근거가 없어 절망하는 가정이 없지 않다"며 "지문 등을 보관해놓으면 만에 하나 사고가 나도 언젠가는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천=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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