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임에 앞서 벌어진 한국 메이저리거들의 첫 맞대결은 '장군(삼진), 멍군(2루타)'의 무승부로 끝났다.26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뉴욕 메츠―플로리다 말린스전이 열린 플로리다 주피터 로저딘구장. 1회 2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빅초이' 최희섭(25)이 마운드를 응시했다. 상대는 광주일고 2년 선배 '나이스가이' 서재응(27). 고교 시절이던 1995년 팀 내 청백전 대결 후 10년 만의 만남이자 메이저리그 첫 공식경기 맞대결이었다.
서재응이 '너를 잘 안다'는 듯 몸쪽 직구를 던졌지만 최희섭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초구 스트라이크. 또다시 날아온 몸쪽 직구에 최희섭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지만, 공은 오른쪽 파울 폴대를 살짝 비껴갔다. 세 번째 몸쪽 낮은 직구(스트라이크)를 놓친 최희섭에게 서재응이 먼저 쾌재를 불렀다.
둘의 두 번째 만남은 4회 1사후 이루어졌다. 서재응이 여전히 몸쪽 직구로 승부해 볼카운트 2―0을 잡았지만 최희섭은 약간 가운데로 몰린 몸쪽 직구(4번째 공)를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겼다. 1루수를 넘은 공이 우익선상으로 흐른 시범경기 5번째 2루타가 되며 최희섭이 1회에서의 삼진을 깨끗이 설욕하는 순간이었다. 이들 선후배는 6회에 다시 만났지만 최희섭의 2루 땅볼로 세 번째 승부를 갈무리했다.
개인 성적은 3타수 1안타(3할3푼3리), 그것도 장타를 날린 최희섭의 우세승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서재응이 이겼다. 서재응은 이날 지난 두 경기의 부진(15실점)을 말끔히 씻고 6이닝 동안 삼진 3개를 뽑아내며 6안타 1볼넷 1실점하는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74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가 49개나 되는 알찬 투구로 방어율을 7.27(종전 9.53)로 낮추고 4선발의 입지도 굳혔다.
"투구 패턴을 읽는 걸 보니 희섭이가 많이 노련해졌다(서재응)", "형도 잘 던졌고 나도 잘 쳤으니 무승부(최희섭)"라고 덕담을 주고받은 고교 선후배는 이날 함께 웃었다. 경기 역시 11회 연장접전 끝에 1―1 무승부.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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