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는 내 손에 달려 있다.'29일부터 7전4선승제로 벌어지는 원주 TG삼보와 전주 KCC의 2003∼04 애니콜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양 팀의 키 플레이어인 김주성과 찰스 민랜드의 힘겨루기에 따라 향방이 가려질 전망이다. 특히 매치업 상대인 '토종 센터' 김주성과 '특급용병' 민랜드는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피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정규리그 MVP인 김주성과 외국인선수 MVP에 오른 민랜드가 MVP '왕중왕전'을 치르는 셈.
정규경기에서는 팀 상대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서는 민랜드의 판정승. 민랜드는 TG삼보와 치른 6게임 동안 27.0득점, 11.5리바운드를 유지한 반면 김주성은 11.7득점, 6.3리바운드에 그쳤다. 김주성은 득점력과 테크닉이 탁월한 민랜드를 막다보니 직접 공격에 가담하는 데 소홀했기 때문. 정규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민랜드는 창원 LG와의 4강 1차전에서 올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인 42점을 쓸어담는 절정의 슛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신선우 KCC 감독은 "민랜드는 다른 용병과 달리 감정을 다스리는 냉정함이 돋보인다"며 "오심파문 이후 심판들의 휘슬이 잦아진 플레이오프전에서도 전혀 흥분하지 않는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최근 페이스가 상승세에 오른 김주성 역시 만만치 않다. 전자랜드와의 4강전 3경기에서 정규리그 평균득점(18.4점) 보다 높은 22.7득점을 마크했다. 정교한 테크닉은 민랜드에 다소 밀리지만 높이와 스피드, 수비력에서 한 발 앞선다는 평가다.
김주성―민랜드의 격돌은 방패와 창의 대결. 전창진 TG삼보 감독은 "김주성이 민랜드를 25득점 이하로 막으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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