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 교육을 위해 이사를 세 번이나 갔을 때, 맹자의 심정은 어땠을까. 어머니의 교육열에 혹시라도 짓눌리지는 않았을까, 낯선 친구들로부터 ‘왕따’의 염려는 없었을까. 26일 개봉하는 영화 ‘맹부삼천지교’의 이준(20)은 부모 품에서 벗어나 자아를 찾으려는 21세기에 환생한 어린 맹자다.이준은 고3 아들 맹사성 역을 맡았다. 아버지 맹만수(조재현)는 아들 서울대 보내기에 목숨 건 동태장수. 아들을 위해 전라도에서 서울 강북으로, 다시 강남 대치동으로 이사를 간다. 맹사성은 일단 이런 아버지를 이기려고도 설득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준의 이 같은 ‘범생’ 이미지는 지난해 크게 화제를 모은 ‘박카스’ CF로 인해 더욱 증폭된다. “(군대를) 꼭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맹사성은 결국 공부 대신 노래를, 번듯한 모범 청소년 대신 관객 앞에서 열창하는 어린 가수의 삶을 택했다. 아버지 삶의 존재이유가 자신임을 알지만 그래도 버릴 수 없었던 자신의 삶. 맹사성의 이런 번뇌는 이준의 때묻지 않은 연기와 풋풋한 이미지로 더욱 강한 잔상을 남긴다. 이 코미디 영화가 딱 한번 관객을 눈물 짓게 한다면, 그것은 이준이 자신의 콘서트를 보러 온 아버지를 발견하는 마지막 장면일 것이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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