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Survival) 프로그램이 여전한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뭘까. “끝까지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명제가 오늘을 사는 우리의 가슴에 절절이 전해오기 때문은 아닐까.2001년 2월 첫 선을 보인 Q채널 ‘서바이버’(금ㆍ일 오전 11시, 밤 11시)는 현재 8시즌을 방송하고 있다. 2000년 미국 CBS에서 처음 방송한 ‘서바이버’는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 해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또한 멀티미디어 시대답게 팬들이 자발적으로 카페를 만들어 수 천 명의 마니아들이 가입했고, 활발한 의견 교환의 장이 되고 있다.
챠베라 부족, 사보가 부족, 모고모고 부족 등 3개의 부족으로 나뉜 18명의 참가자들은 100만 달러라는 엄청난 상금을 거머쥘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전력 투구한다. 파나마의 작은 섬, 일체의 생존수단은 없다. 스스로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 게임의 원칙이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 혹자는 ‘문명의 도움 없이 자연 속에서 서로 협업해 살아남되, 패를 이뤄 서로를 경계하고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인간 본연의 감정을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탄핵 정국에 휩싸인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하는 말이다.
Q채널의 ‘서바이버’가 원시 자연속에서 살아남는 게임이라면, 온스타일의 ‘도전! 최고의 집’(일 밤 10시)은 문명의 한복판에서 벌이는 현실적인 생존 게임이다. 도전자를 선정하는 데만 9개월이 걸렸고, 게임 기간만도 12주이다. 참가자들은 아주 형편없는 아파트 한 채씩을 지정 받는다.
나오느니 한숨뿐인 이 집을 최고의 집으로 변신시켜야 한다. 인테리어 전문가의 도움도 없다. 예산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그리고 12주동안 참가자들은 자신의 일상 생활을 유지하면서 집을 바꿔가야 하는데, 그 과정이 모두 카메라에 담긴다.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경매. 개조를 거친 4채의 아파트는 경매에 붙여진다. 여기서 최고가를 기록한 참가자는 경매 수익 외에 1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게 된다. 주택 리노베이션과 경매라는 요소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서바이벌 게임이다.
사랑에도 서바이버는 존재한다. 동아TV ‘러브 서바이버’(금 오후 3시10분, 토 오후 3시40분, 일 오후 1시)는 대본 없이 진행되는 ‘사랑 쟁취 대작전’이다. 초호화 호텔에서 5명의 남자와 6명의 여자가 자신의 짝을 찾는다. 출연자들은 서로 다른 성별의 룸메이트와 짝을 이루고 1주일을 지낸다. 물론 남녀가 같은 방을 사용하니 좀 야하기도 하다.
짝 없는 여자 1명은 짝 있는 5명의 남자 중 한 명을 꼬시기 위해 때로는 노골적인 유혹을 주저하지 않는다. 사랑과 미움, 질투와 의혹으로 점철된 치열한 생존 게임이다. 짝짓기 철에 접어든 동물의 왕국, 인간부족편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지나친 것일까.
자연 속에서든, 문명 속에서든, 목적이 사랑이든 돈이든,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과감히 행동한다. 그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행동에 앞서 생각을 하고 때로는 참을 줄 아는 지혜가 있다는 것.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우리가 인간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공희정 스카이라이프 홍보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