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50대 남성 B씨는 잇몸치료를 받으러 치과에 갔다가 각진 턱과 눈가에 보톡스 주사를 맞고 팔자주름에 지방이식을 했다. 건강을 위해 살을 뺀 뒤 "얼굴이 영 초췌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터에 치과의사의 권고가 반갑기 그지없었다. B씨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젊어졌다"고 하자 생기가 넘친다.→2 평소 튀어나온 입 때문에 콤플렉스를 느껴온 직장여성 A씨는 치아교정을 위해 치과를 찾았다. 하지만 치아 교정으로는 돌출 입을 완전히 해결할 수 없자 의사의 권유로 치과에서 지방이식 시술을 받았다. 교정 후 입이 더 들어갈 것까지 감안해 지방의 양을 적당히 조절하기까지 했다.
→3 미장원을 하고 있는 30대 여성 C씨는 충치치료를 위해 치과를 찾은 김에 의사에게 남모를 고민을 슬쩍 털어놓았다. 웃을때 잇몸이 너무 많이 드러나 손님들 앞에서 맘껏 웃지 못한다는 것. 심각한 그녀를 향해 돌아온 의사의 대답은 치료법만큼이나 간단했다. "걱정마세요. 요즘엔 보톡스 주사로 간단히 치료가 되니까요.
‘뽑고 갈고 심으러’ 치과에 간다? 뭔가 빠졌다. ‘하얘지기 위해, 예뻐지기 위해서도’ 치과에 간다.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 미백치료가 붐을 이루고, 인조손톱처럼 얇은 판을 덧붙여 이를 가지런히 만드는 라미네이트 시술이 꾸준히 인기를 모으는 등 심미(審美) 치과 분야가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엔 얼굴 윤곽을 예쁘게 만드는‘미용 시술’까지 행해진다. 주로 턱 주변을 교정하는 것이다. 시술법 자체는 성형외과나 피부과에서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만 치과에선 근본 원인인 치아의 문제를 함께 해결한다는 점과‘원스톱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사각턱을 갸름하게
사각턱에 대한 보톡스 치료는 성형외과에서 이미 많이 시술돼 왔다. 턱뼈 자체가 크고 각이 진 경우엔 보톡스로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씹는 데 쓰는 저작근육이 유달리 발달한 경우 보톡스가 효과적이다. 보톡스가 커진 근육을 위축시켜 턱선을 갸름하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라면 치과를 한번쯤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오치과 박노제 원장은 “보톡스로 효과를 보는 경우라면 정상보다 저작근육이 비대하다는 뜻인데, 근육이 비대해진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보톡스를 맞아도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근육비대로 인한 사각턱은 이를 갈거나 악무는 습관이 있거나 오징어같이 질긴 것을 좋아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이 경우 치아에 균열이 생겨 시큰거리고, 심하면 아예 치아가 닳아 입까지 합죽해 보일 수 있다. 박 원장은 “이를 갈지 않도록 마우스피스를 맞춰서 끼거나, 치아손상이 심하면 크라운을 씌우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이처럼 근본 원인을 해결하면서 보톡스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치아의 문제로 한쪽으로만 씹어 한쪽 턱만 각이 진 경우도 치아의 문제를 해결해 양쪽으로 씹는 버릇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턱 근육이 지나치게 큰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면 양손을 턱에 대고 이를 악물어 튀어나오는 정도가 남들보다 심한지 비교해 보면 된다. 양쪽 턱의 균형 여부도 알 수 있다.
튀어나온 입을 안으로
화이트-e 치과의 이한나 원장은 튀어나온 입 때문에 대학시절 내내 치아교정기를 끼고 다녔다. 하지만 길고 지루한 교정이 끝난 뒤에도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자신의 고민으로부터 비롯된 치료법이 바로 교정치료와 자가지방이식을 곁들인 안면교정. 즉 코와 입 주위의 팔자주름 부위와 턱 끝에 지방을 이식해 볼륨감을 주면 오히려 입 튀어나온 것이 상쇄돼 교정만으로 부족한 ‘돌출 입’을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돌출 입을 교정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외과적 수술이다. 아무리 일찍부터 치아교정을 해도 환자의 절반은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얼굴뼈를 잘라내고 다시 맞추는 수술은 돈도 많이 들고 위험부담도 있어 썩 내키지않는 것이 현실. 이 때 지방을 이식해 얼굴형을 살짝 바꿔줌으로써 입이 튀어나와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원장은 “아래턱이 크고 튀어나왔는데 입만 들어갔다면 수술만이 해결책이다. 하지만 입부분만 튀어나온 형이라면 치아교정과 지방이식을 곁들였을 때 교정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 코 옆에 바늘을 찔러넣어 팔자주름 부위에 지방을 주사하고, 턱 끝도 도톰하게 만들어 상대적으로 입이 들어가 보이게 한다. 필요하면 볼이나 이마에도 지방으로 볼륨을 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자가지방이식은 보통 허벅지에서 뽑아낸 지방세포를 두달 간격으로 3회에 걸쳐 이식한다. 지방을 채취하는 데에는 2시간30분 정도 걸리지만 넣는 것은 15분 정도면 된다. 다만 이식한 지방이 죽지않고 잘 살아남느냐 하는 점은 의사의 손기술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난다.
자신있게 웃자
웃을 때 잇몸이 너무 많이 드러나 보여 콤플렉스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상관 없지만 웃을 때마다 손으로 입을 가릴 정도라면 역시 치과를 찾아가 보자. 예전엔 잇몸을 약간 잘라내 잇몸보다 이를 더 많이 보이게 하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보톡스 주사야말로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이다.
잇몸이 많이 드러나보이는 것은 웃을 때 쓰이는 표정근육이 너무 강해서 생긴다. 때문에 보톡스 주사를 맞으면 윗입술을 끌어올리는 근육이 위축돼 잇몸이 덜 드러난다. 이 땐 입 안쪽으로 잇몸과 입술이 연결되는 부위 4~5곳에 바늘을 찔러 주사한다. 사각턱을 만드는 저작근육보다 쓰임이 적기 때문에 보톡스의 효과가 비교적 오래(6개월) 지속되는 편이다.
또 웃을 때 잇몸의 색이 검붉어서 고민인 사람은 수술칼이나 레이저로 멜라닌층을 벗겨내는 박피치료를 받을 수 있다. 마취한 뒤 약 30분이면 끝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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