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준은 칠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1936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예순 아홉. 국회의원, 한국대중음악연구소 이사장, 문예진흥원 상임감사 등 각종 활동으로 바쁘던 그가 인생의 황혼기 목소리를 가다듬어 26, 27일(오후 8시) 다시 무대에 선다. “지금껏 내가 가수가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고 그는 말한다.그가 선택한 무대는 뜻밖에도 400석 규모의 정동극장. 대부분의 중장년 가수들이 대형공연장이나 호텔 디너쇼 무대에 서는 것과 달리 그는 “소극장 라이브 공연이 가요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에 소극장 행을 결심했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라며 생의 허무를 노래한 ‘하숙생’, 고단하지만 패기를 잃지 않는 청춘들의 노래 ‘맨발의 청춘’, 노처녀 애인을 애교 있게 놀리는 ‘우리 애인은 올드 미스’ 등 그의 노래는 1950, 60년대를 함께 살았던 이들에게 희망과 해학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그가 지금껏 살아 온 인생 이야기를 함께 풀어놓는 자리다. 소년 시절의 추억, 서울대 법대생으로 누구보다 컸던 집안의 기대를 뒤로 한 채 미군 부대에서 가수 활동을 시작하던 시절, 국회의원 출마 당시의 에피소드 등을 구수하게 펼쳐 놓는다.
50, 60대 팬들에게 오랜만의 공연장 나들이가 될 최희준 콘서트는 히트곡과 연관된 아기자기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전국 대학가에서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 아주머니들, 1960년대 이전 날짜가 찍힌 흑백 결혼 사진을 가져 오는 부부, ‘우리 애인의 올드미스’의 주인공처럼 40세가 넘어 결혼한 주부에게는 20% 할인혜택을 준다. 가수 임희숙과 최백호가 게스트로 출연한다. 3만~5만원. (02)751_1500, 1588_7890, 1544_1555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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