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25일 전날 주총 패배시 경영권을 포기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KCC(금강고려화학)에 대해 규탄대회를 여는가 하면 소액주주들이 양측을 비난하며 추후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을 놓고 막판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현대엘리베이터는 이날 오전 경기 이천 본사 및 서울사무소에서 전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KCC 규탄대회를 갖고 "이번 경영권 분쟁은 KCC의 경영권 강탈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계열사임직원과 연대, 자사주 갖기 운동 등 적극적인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또 KCC의 경영권 조건부 포기 선언과 관련, "주총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소액주주와 국민들의 판단을 혼란케 해 위임장 확보에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현대그룹은 이와 함께 "30일 엘리베이터 주총에서 KCC측이 패배하면 현재 보유중인 지분 16.11%와 공개매수 지분 8%를 합친 총 24.11%의 지분 전량을 장외대량매매 형식으로 현대측에 직접 매도해 줄 것을 KCC측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주가가 계속 떨어질 경우 적지 않은 소액주주의 표심이 KCC로 이동, KCC가 대반전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비상이 걸린 현대측이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KCC측 관계자는 "주총 패배시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현대측이 바라던 바인데 왜 규탄대회까지 하는 줄 모르겠다"면서 "주총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주식 장외매매 제안을 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KCC측의 주총 패배시 경영권 포기 선언에 따라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하한가까지 떨어지자 소액주주들은 "KCC측은 주가하락을 통해 소액주주들을 위협하고 있고 현대측은 아무런 실질적인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현대측 지지 철회 여부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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